SK그룹이 ‘장학퀴즈’를 중국에서 현지화해 후원하고 있는 SK좡위안방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10일 SK그룹과 베이징(北京)TV 장훙 담당 PD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매주 주말 고정적으로 방영돼온 이 프로그램은 중국에서 수많은 일화를 낳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회에 나가는 학생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우승자는 학교의 ‘영웅’이 되는 등 한국에서 장학퀴즈가 전성기를 누릴 때의 반응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중국 학생은 3000여 명이며 신청자는 1만 명을 넘는다.
인터넷 지원이 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신청서를 내기 위해 지방에서 며칠을 소비해 기차를 타고 오는 학생도 있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중국 청소년들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SK그룹의 인지도는 10%대였지만 SK좡위안방은 80% 이상이 알고 있었다”며 “SK는 몰라도 SK좡위안방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장 PD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침이 심한 중국 방송계에서 한 프로그램이 10년이나 이어졌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중국의 수험생 부모들이 자녀에게 보라고 허락하는 유일한 프로가 SK좡위안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SK좡위안방의 인기는 중국에서 SK의 이미지 전략이 정확히 적중했음을 뜻한다.
SK 관계자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처음에 할 말이 없으면 SK좡위안방 이야기를 꺼낸다”며 “그러면 대번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고 말했다.
2006년 SK텔레콤이 중국 2위의 이동통신 기업 차이나유니콤 지분을 얻을 때도 이처럼 우호적인 이미지 덕을 톡톡히 봤다는 게 SK 내부 평가다.
미래 고객이자 사업 파트너가 될 중국 청소년들에게 SK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
SK좡위안방의 지난해 월 장원자인 취자오난(曲兆南·17) 군은 “SK좡위안방에 나가고 한중 장학퀴즈 우승자 교류 캠프에 참석하면서 SK를 알게 됐고 ‘사람에 투자한다’는 인재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런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연말에 최다 연승자 4명이 승부를 겨루는 연 장원전에 출전했던 학생 37명은 모두 칭화(淸華)대나 베이징대 등 명문대에 진학했거나 해외 유학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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