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초대형 복합몰’ 힘겨루기

  • 입력 2009년 2월 11일 02시 57분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 빅3 경쟁 불붙어… 경방도 가세

다음 달 부산에 문을 여는 ‘신세계 센텀시티 UEC(Urban Entertainment Center)’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이다.

용지 면적만 50만9000m²(약 15만4000평)로 서울 코엑스몰의 4배 규모. 신세계백화점과 대형 식품관을 비롯해 아이스링크, 스파랜드, 골프 레인지, 영화관 등이 들어선다. 신세계 관계자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부산까지는 배로 40분 거리에 불과하다”며 “내국인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 등 인근 국가의 고객까지도 흡입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빅3’, 복합쇼핑몰 경쟁 치열

국내 유통업계에 ‘몰의 전쟁’이 시작됐다. 신세계 센텀시티 UEC 오픈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롯데, 현대, 신세계 등이 추진 중인 초대형 복합쇼핑몰 개장이 잇달아 예정돼 있다.

롯데쇼핑은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와 청량리역, 김포 스카이파크와 부산 광복동 롯데타운 등에 복합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롯데가 약 2조 원을 투자해 2014년 완공 목표로 짓고 있는 잠실 제2롯데월드는 ‘서울의 랜드마크’를 표방하는 초고층 대형 건물로, 복합쇼핑몰 입점 시 삼성동 코엑스몰이 대표해 온 서울 강남권 ‘몰’의 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이 참여하는 복합쇼핑몰 사업도 전국 각지에서 진행 중이다. 그간 현대백화점은 마트사업을 강화해 온 신세계(이마트), 롯데(롯데마트)와 달리 백화점 외 유통사업에 큰 열의를 보이지 않았지만 복합쇼핑몰 사업에만큼은 열성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148만5000m²(약 45만 평)의 용지에 2010년 완공되는 일산 킨텍스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2013년까지 부천, 청주, 양재, 아산, 광교, 대구 등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건립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일산 킨텍스몰에는 백화점뿐 아니라 외국계 특급호텔과 대형마트(홈플러스), 무역센터 등이 들어선다”며 “소득이나 연령,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가 찾는 쇼핑몰이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백화점-마트 넘어 ‘몰’로 진화

유통업계에서 말하는 유통 형태의 진화 단계는 백화점-할인마트-복합쇼핑몰 순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 ‘롯폰기 힐스’, ‘미드타운’, 요코하마 ‘라라포트’ 등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은 대형 복합쇼핑몰이 여럿이다. 반면 일본의 백화점들은 지난해 편의점의 전체 매출보다도 낮은 매출을 냈을 정도로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백화점과 할인마트가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해 온 국내에서는 코엑스몰 외에는 이렇다 할 대표 복합쇼핑몰이 없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점차 백화점과 마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온라인쇼핑몰 등 기존 유통채널의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몰을 통한 소비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영등포 지역에 대형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를 조성 중인 경방 관계자는 “몰 사업이 정체된 유통시장에 새로운 소비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주요 기업의 대형 복합쇼핑몰이 모두 완성되는 2015년경에는 국내 유통채널 지형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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