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김쌍수의 ‘한전 개혁’ 성공하려면

  • 입력 2009년 2월 11일 02시 57분


반대파 설득 - 재교육 등

조직 경쟁력부터 높여야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사상 최초로 ‘공개경쟁 보직제도’를 실시하며 공룡 조직을 바꾸고 있습니다. 공개경쟁에서 간부 사원 41명이 보직을 받지 못했는데 만약 1년 동안 보직을 받지 못하면 해고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 속된 표현이지만 어쩌면 공기업 ‘철밥통’의 신화가 깨질지도 모르겠네요.

▶본보 9일자 A1면 참조 [단독]한전 간부 41명 첫 무보직 처분

한국전력의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먼저 사내 반대파를 설득해야 합니다. 한국전력 노조는 “경쟁을 통한 효율성 향상에 일정 부분 공감하지만 새 인사제도에 대한 여러 소문이 나돌면서 매우 혼란스럽다”며 딱 부러지게 찬성이라고도, 부정이라고도 할 수 없는 태도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발전 자회사의 한 간부는 “본사의 인사가 결국 자회사로까지 이어지게 되고, 그 결과는 인력을 감축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털어놨습니다.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 무(無)보직자 41명의 경쟁력도 높여야 합니다. 현재 무보직자 사이에서 집단 사표 제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무보직자로 남게 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직원도 있겠지요.

이들에게는 각종 재교육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인사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을 무작정 해고로 내몰기보다 함께 껴안아야 할 것입니다.

경쟁력을 갖춘 후 원래 위치로 되돌아온다면 한국전력 전체의 조직력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새 인사제도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전력은 인사 청탁을 없애기 위해 최상위 54개 보직에 대한 간부 인사를 실시하자마자 그 간부에게 당일 안으로 함께 일할 직원들을 뽑으라고 통보했습니다. 일부 간부는 오후 9시가 넘어서까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상사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인사 청탁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간부가 함께 일할 직원들의 능력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단점입니다.

결국 이 과제들은 김 사장이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LG 최고경영자(CEO) 시절 ‘혁신 전도사’로 불린 김 사장이 각종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기대됩니다.

박형준 산업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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