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소장의 금융교실]뭉치면 망하고 흩어지면 산다

  • 입력 2009년 2월 11일 02시 57분


리스크 줄이려면 분산투자를

장기투자와 더불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은 분산투자입니다.

분산투자란 두 가지 이상의 상품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투자 자금을 어느 한 회사의 주식에만 투자했다가 운 나쁘게 그 회사가 도산하면 주식의 가치는 제로가 됩니다.

그러나 2개 회사의 주식에 투자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두 회사 모두 도산할 가능성은 한 회사가 도산할 확률보다는 확실히 낮습니다. 또 두 회사가 같은 업계의 회사일 때보다는 전혀 다른 업계이면 동시에 망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집니다.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투자 대상을 한 종류의 상품에 집중하기보다 성격이 서로 다른 상품에 분산함으로써 투자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겁니다.

그럼 분산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은 각 가정에서 보유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이 적절한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국내 가정이 보유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율은 평균 8 대 2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는 젊은 세대에서, 국가별로는 신흥국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여유 자금이 생기면 우선 집부터 마련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국내 가정의 부동산 비율이 평균 80%라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보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죠.

미국 가정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보유 비율은 평균 30%(2006년 말 중앙은행 통계 기준) 정도입니다. 한국과는 반대로 금융자산의 비율이 부동산의 2배가 넘는 겁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1980년대까지는 부동산 비율이 지금의 한국 못지않게 높았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을 거쳐 2006년 말 현재의 평균 비율은 40%(내각부 통계 기준)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선진국 사례와 부동산 시장 전망, 분산투자 원칙 등을 놓고 살펴보면 국내 가정의 부동산 보유 비율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입니다. 국내 가정들은 자산 보유 상황을 고려해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적정 비율을 결정하는 일로부터 분산투자를 시작해야 합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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