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미국 크라이슬러의 브랜드 이름이다. 지프의 역사는 1940년대 초 2차 세계대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일은 월등한 기동력으로 연합군을 당황케 했는데 그 주역이 다름 아닌 4륜구동 군용차량이었다.
미 국방부는 곧장 입찰에 부쳐 4륜구동 차량 개발에 나섰다. ‘최고속도 80km, 차체 무게 590kg, 적재정량 0.25t, 승차정원 3명’이 공모 내용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단 49일. 치열한 경합 끝에 윌리스 오버랜드가 납품사로 낙찰돼 1941년 말 4륜구동 ‘윌리스 MB’가 각 부대에 보급됐다. 당시 군인들은 가벼운 차체로 기동력이 탁월한 새 자동차를 ‘지프’라 불렀다. 인기 만화 ‘뽀빠이’에 나오는 요술 강아지 ‘Jeep’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지프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군인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때맞춰 윌리스 오버랜드는 ‘CJ 2A’를 출시하며 민간용 지프 시대를 열었다. 지프는 승용, 레저용, 농축산업용으로도 용도를 넓혀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됐다.
윌리스 오버랜드는 그 뒤 여러 번의 인수합병을 거친 끝에 1987년 크라이슬러로 넘어갔다. 지프는 이렇게 크라이슬러 그룹의 브랜드가 됐고 CJ시리즈의 모델 이름 역시 ‘지프 랭글러’로 바뀌었다. 4륜구동의 대명사가 된 지프는 ‘지프 체로키’ ‘지프 커맨더’ ‘지프 컴패스’ 등으로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