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경제학 학술대회 오늘 개막
서울대 김인준(경제학부) 교수는 11일 “기업 구조조정은 감춰진 금융회사의 부실이 표면화되는 것을 뜻하므로 (당사자인) 금융회사들이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은행 대신 정부가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12, 13일 열리는 ‘2009 경제학 학술대회’를 앞두고 이날 사전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실물경제 악화가 기업부실로 이어질 경우 잠복 중이던 은행들의 부실이 표면화되면서 두 번째 금융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12일 한국경제학회의 새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그는 또 “정부가 기업부실 규모를 냉정히 평가해 필요하면 공적자금을 조성해서라도 은행의 자본을 확충하고 부실자산을 처리해야 한다”며 “이번 위기와 1997년 외환위기를 비교하면 필요한 공적자금 규모를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경제학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2009년 세계 경제의 여건 변화와 한국 경제의 과제’ 보고서에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 원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은 지금 상황에서는 내수 급락을 완화해 고용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 지출은 조기에 집중하는 한편 지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부문에 대한 일정 수준의 대출 축소와 이를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동시에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 규제 완화, 공공부문 개혁, 서비스업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법 질서 확립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좌승희 경기개발연구원 원장과 황상연 책임연구원은 ‘미국 주택금융위기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란 공동논문에서 “미국 주택금융위기는 빌 클린턴 행정부가 주택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반(反)시장적 개입을 하면서 초래된 인공 발화(發火)”라고 주장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