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꽃핀 ‘LG식 공정’ 중국 갔던 생산물량도 U턴

  • 입력 2009년 2월 13일 03시 03분


경남 창원시 성산동의 LG전자 창원A2공장의 생산라인이 밀려드는 예약 판매 주문량에 맞추느라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창원 에어컨공장은 최근 중국 생산물량까지 떠맡으면서 더 바빠졌다. 사진 제공 LG전자
경남 창원시 성산동의 LG전자 창원A2공장의 생산라인이 밀려드는 예약 판매 주문량에 맞추느라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창원 에어컨공장은 최근 중국 생산물량까지 떠맡으면서 더 바빠졌다. 사진 제공 LG전자
■ LG전자 창원 에어컨공장 르포

LG전자는 당초 중국과 태국 생산기지에 할당했던 에어컨 50만 대를 올해 창원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 등에 비해 창원공장의 제작원가가 적게 드는 ‘작은 기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생산 물량을 이전하는 공동화(空洞化) 현상과 반대되는 ‘역(逆)공동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동에 있는 LG전자 창원공장을 직접 찾아가 생산성 혁신의 비결을 살펴봤다.

○ 주문접수에서 배달까지 7일이 목표

점심시간이 갓 지난 오후 1시경 시스템 에어컨을 생산하는 A3공장.

실내용 제품을 생산하는 2층으로 올라가자 공장 곳곳에서 너비 50cm, 길이 1m의 로봇자동차(AGV)가 수십 개의 부품 박스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에어컨사업본부 이재현 부장은 “유인 자동차를 쓸 때는 한 생산라인에 2명씩 추가 배치됐지만 AGV를 개발하면서 이들을 다른 부서로 돌렸다”면서 “현재 AGV 70대를 사용하고 있으니 140명의 인력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2007년 8월 일본에서 도요타식 생산방식을 들여와 LG전자만의 형태로 재가공했다. 이른바 ‘휘센 생산방식(WPS)’이다. 최근 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공급망관리(SCM)의 진화한 형태라는 것이 LG 측 설명.

공장 중앙에는 “2008년 12월 17일 ‘평준화 레벨4’ 달성”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WPS를 처음 도입한 A3공장의 2개 라인은 현재 최적치인 레벨4까지 달성됐다는 의미다.

2007년까지 2개 라인에 투입됐던 인원은 각각 78명과 63명이었지만 지난해 말 60명, 50명으로 각각 20% 이상 줄었고, 이후 지금까지 10%가량 추가로 감소됐다. 이들은 모두 LG전자가 추가로 내놓을 신제품 생산에 투입됐다.

LG전자는 현재 레벨2 수준인 이 공장의 나머지 14개 라인도 올해 내로 레벨4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서 상무는 “지금까지는 생산단위에서의 혁신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전 생산라인에 이를 확산시킴과 동시에 주문과 배달 등 다른 공정의 혁신도 완료할 계획”이라며 “2007년 상반기(1∼6월)에는 주문에서 배달까지 40여 일이 걸렸지만 이를 7일로 줄이는 것이 올해의 목표”라고 밝혔다.



○ 발걸음 하나까지 절약한다

창원공장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경비 절감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공장 곳곳에 걸린 포스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포스터에는 ‘보행자가 1m 더 걸으면 5원 낭비’, ‘면장갑 1세트를 더 쓰면 155원 낭비’, ‘프린터 1번 출력하면 31원 낭비’ 등 30개의 낭비 방지를 환기시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밖에도 작은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1초라도 생산시간을 줄이고, 0.1%라도 불량률을 줄이려는 노력이 공장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에어컨사업본부 서석장 상무는 “환율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해외 생산기지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공장 등의 배정물량을 국내로 가져오는 현상이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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