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경제활동인구와 실업률
경기침체로 일자리가 줄면서 고용 사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졸업 시즌을 맞아 청년층의 실업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비경제활동인구였던 대학생들이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업자와 취업자 등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는 어떤 기준으로 나눌까. 실업률은 어떻게 계산하기에 대학 졸업 시즌에 실업률이 높아지는 걸까. 다음 글을 읽어 보면 경제활동인구와 실업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 경제활동인구와 실업률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려면 국내총생산(GDP), 물가지수와 더불어 실업률과 같은 경제지표를 살펴야 한다. 한 국가의 생산능력을 파악하는 데는 전체 인구도 중요하지만 생산활동이 가능한 인구를 대상으로 분석해야 한다.
일정한 연령 이상이 돼야 생산가능인구가 된다. 생산가능인구 중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인구다. 경제활동인구는 일할 능력과 의사를 가진 사람들로 이들 중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 취업자고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실업자다.
우리나라에서는 15세 이상의 인구는 원칙적으로 생산가능인구다. 그러나 군인이나 수감자같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은 제외된다.
생산가능인구는 연령의 하한은 있지만 상한선은 없다. 생산가능 연령층이라 하더라도 학생이나 가정주부와 같이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제외된다. 심신장애인이나 노약자,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도 생산가능인구에는 들어가지만 경제활동의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 나라의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노동력은 경제활동인구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며 실제 생산량은 취업자 수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통계청이 월별로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통계조사를 발표한다. 취업자는 매월 15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수입을 위해 1시간 이상 일을 한 사람이다. 한국은 전국의 조사 대상 가구를 방문해 15세 이상의 가구원을 대상으로 질문을 통해 취업자와 실업자를 조사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산출된다.
―한국경제교육학회 편,
‘차세대 고등학교 경제’ 278∼280쪽
■이해
일하고 싶지만 포기한 구직단념-취업준비자는 실업자로 안 보기 때문
한국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안에 따라 국제적 기준을 기초로 고용통계를 작성하고 실업률을 발표한다. 그러나 취업자와 실업자를 구분하거나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를 나누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는 실업자에 가깝지만 통계상으로는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나 취업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다. 구직 단념자, 취업 준비자, 불완전 취업자 등이 바로 이들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실업률은 공식 실업률보다 높을 수 있다.
실망 실업자라고도 하는 구직 단념자는 취업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오랫동안 취업하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다. 취업 준비자는 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않고 장기간 고시학원이나 직업훈련기관 등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말한다. 구직 단념자와 취업 준비자는 모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지만 현재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실제로는 취업 의사와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실업자로 볼 수 있다.
불완전 취업자는 36시간 미만으로 일한 사람이며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때에 따라서는 실업자로 구분되기도 한다. 불완전 취업자 중에서도 일거리가 없거나 사업 부진 등의 경제적 이유로 36시간 미만으로 일하고 있지만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실제적 실업자로 간주할 수 있다.
이들을 모두 실업자로 간주해 체감실업률을 계산하면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보다 높아진다. 1월을 기준으로 구직 단념자와 취업 준비자는 각각 16만9000명과 52만9000명이다. 이들을 실업자에 넣으면 실업자는 84만8000명에서 154만6000명으로 늘어나고 실업률은 3.6%에서 6.3%로 높아진다.
여기에 주당 36시간 미만 불완전 취업자 중 경제적 이유 때문에 추가로 취업을 희망하는 47만8000명도 실업자에 포함하면 실업자는 202만4000명, 실업률은 8.3%가 된다.
1월을 기준으로 15∼29세에 해당하는 청년실업률은 8.2%로 공식 실업률보다 훨씬 높다. 이런 현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OECD가 발표한 고용통계에 따르면 2007년 한국의 공식 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은 각각 3.5%와 8.8%로 OECD 평균인 5.9%와 12.1%보다 낮다. 그렇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취업문화 탓에 체감실업률은 오히려 OECD 평균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장 경 호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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