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대 기업 투자 8년만에 줄듯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18개 회원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차 비상경제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김재명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18개 회원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1차 비상경제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김재명 기자
전경련 비상대책반 첫 회의… “제조업 10.9%↓ 비제조업 9.5%↑”

올해 600대 기업의 투자 규모가 8년 만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대들보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시설투자 감소율이 4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삼성 LG SK그룹 등 18개사 임원들이 참석한 ‘제1차 비상경제대책반 회의’를 열고 “600대 그룹의 2009년 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2.5%의 증가율을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10.1%) 이후 처음이다.

전경련 측은 “600대 기업 중 510개 기업의 응답 결과 올해 총 86조759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지난해 같은 규모의 조사에서 취합된 88조9571억 원보다 2.5% 줄어들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의 한파(寒波)가 투자계획에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1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비(非)제조업은 9.5%의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난해의 비제조업 증가율(16.1%)보다 6.6%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한국 대표 산업의 투자 부진이 두드러졌다. 반도체가 ―42.5%, 디스플레이가 ―40.9%, 조선 및 기타 운송장비가 ―26.5%였다.

반면 정유, 철강·비철금속은 설비고도화 전략을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투자가 각각 42.6%, 26.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전력 가스 수도(27.0%), 숙박 음식 레저(22.9%)가 투자 증가세를 이끈 반면 건설업(―18.1%)과 운송 창고업(―2.4%)의 투자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은 올해 투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로 ‘세계경기 회복 여부’(36.8%)를 들었다. 또 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건으로는 ‘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33.0%)과 ‘정부의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32.5%)을 많이 꼽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은 자금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채권안정펀드의 회사채 매입 확대 △회사채 발행 요건의 완화 △수출입 금융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경련 측은 “비상경제대책반은 이승철 전경련 전무가 반장을 맡고 주요 그룹의 임원들이 참여해 총괄·실물경제팀, 금융·구조조정팀, 투자촉진팀 등 3개 팀으로 운영된다”며 “우선 기업의 경영애로 요인과 현안을 파악해 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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