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 불황기 고객 응대법 ‘3百 3色’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현대 ‘여유형’ 접객대기 30초룰… 손님 편하게

롯데 ‘전문가’어드바이저 층별 배치 쇼핑 조언

신세계 ‘한결형’ 언제 찾아가도 변함없는 서비스

회사원 송윤주 씨(27·여)는 얼마 전 평일 휴가를 활용해 백화점 쇼핑에 나섰다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매장 직원들의 과도한 응대에 부담을 느껴 곧 발길을 돌렸다.

송 씨는 “여유있게 쇼핑하려고 한적한 평일에 간 건데, 오히려 직원들의 시선이 너무 집중돼 불편했다”며 “불경기 탓에 손님이 적어서인지 점원들이 오직 물건 파는 데만 급급하단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이 같은 고객 불만이 잇따르자 백화점들이 제각기 ‘절박한 매장’과 ‘위축된 고객’ 사이에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응대 전략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여유형’=요즘 현대백화점 목동점 여성정장 매장에서는 ‘접객 대기 30초 룰’이 운영되고 있다. 통상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10초가량 지나 다가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최근 들어 적극적 응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그 시간을 3배 정도 연장시킨 것.

미아점에는 직원 조언 없이 고객 혼자 옷을 입고 평가해 볼 수 있는 ‘셀프 포토 스튜디오’도 설치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올해 들어 고객들에게 보내는 문자메시지도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형’=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쇼핑 어드바이저 제도’를 도입했다. 백화점 각 층에 쇼핑 전문가들을 배치해 고객들이 원할 때 일대일로 알뜰 편의 쇼핑 방법을 조언해 주는 제도다.

롯데백화점 인력개발팀 박대훈 팀장은 “쇼핑전문가 육성을 위해 부문별 영업 담당자들에게 전문지식 교육과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1차로 와인, 란제리, 베이비, 여성패션, 골프 등 분야에서 적용 중”이라고 말했다.

○‘한결형’=‘특별한 전략이 없는 것이 전략’이라는 백화점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불황이라고 해서 더 적극적이거나 소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언제 찾아도 한결 같은 서비스를 받게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의 모든 서비스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신세계 고객응대 매뉴얼’을 기본으로 한다. 이 매뉴얼에는 △고객이 세일을 요구할 때 △고객이 원하는 물건이 품절일 때 △고객의 전화를 받을 때 등 구체적 상황들에 맞는 일정한 대응법이 나와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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