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악재들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쳤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6일 연속으로 치솟으면서 금융가에서는 외환시장 불안이 증시에 악영향을 줬던 지난해 9, 10월의 양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8.28포인트(4.11%) 내린 1,127.19로 마감됐다. 이날 증시 하락 폭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컸다. 전날 400 선을 돌파했던 코스닥지수도 4.89% 급락하며 383.17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두 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27조8127억 원이 사라졌다.
이날 증시는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최근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조달 여건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급락세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회사의 파산 우려가 커지고 동유럽 일부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해외에서도 악재가 많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00원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145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5일(1475.50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환율은 지난 6거래일 동안 74.50원 올랐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외환시장마저 변동성이 커지며 주가가 급락했다”며 “시장에는 작년과 같은 위기가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불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