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셀트리온 ‘열풍’과 ‘실적’의 거리는…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바이오 열풍에 기술 - 가격경쟁력 쑥… 이틀연속 코스닥 시총 1위

“가시적 성과 더 지켜봐야”

바이오 제약업체 셀트리온이 직전 거래일에 이어 19일에도 이틀 연속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지키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은 300원 내린 1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920억 원으로 코스닥시장 1위.

최근 셀트리온이 급등세를 보인 것은 코스닥시장에서 ‘녹색 뉴딜주’ ‘풍력주’ ‘바이오주’ 등 ‘테마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졌기 때문. 기관까지 테마주 매수에 동참해 어떤 테마가 강하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시가총액 상위주인 셀트리온, 태웅. SK브로드밴드 등의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셀트리온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최근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대우증권 정근해 연구원은 “과거 바이오주 열풍 때는 실적과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도 많았지만 이제는 기관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바이오주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마주의 강세와 더불어 업종 1위주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부각됐다는 분석도 있다.

셀트리온이 주력하는 단백질 의약품은 화학 물질을 이용하는 기존 합성 의약품과 달리 유전자 재조합이나 세포 배양 등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커 세계적으로 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또 화학약품에 비해 부작용도 적다고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은 단백질 의약품의 생산대행업체(CMO)로 생산 규모면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2012년 새 공장이 가동되면 생산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경쟁사에 비해 생산원가가 낮아 가격 경쟁력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셀트리온의 향후 3년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3%, 5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셀트리온의 주가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아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부는 테마주 열풍은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가치를 기대한 투자라는 지적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배기달 수석연구원은 “시장 상황이 나쁘다 보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과열된 상황”이라며 “가시적 성과가 드러나기 전까지 주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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