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서초 연구개발(R&D) 캠퍼스’ 신축 사옥.
다음 달 정식 개관을 앞둔 이곳에 R&D 및 디자인 인력 3000여 명이 일하게 된다. 이미 70∼80%가 입주를 마쳤다.
다만 정문이나 조경 등 외관공사는 아직 마무리 중이다. ‘LG전자’ 로고도 지난주 건물 최상층의 남쪽 면에는 내걸었지만 북쪽 면의 경우 이날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지하 5층, 지상 25층에 연면적이 12만5000여 m²(약 3만8000평)인 서초 R&D 캠퍼스는 LG전자 연구소 중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이 연구소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심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막바지에 이른 이전작업
서초 R&D 캠퍼스로의 이전은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LG CNS가 네트워크사업을 완료한 지난달 하순 전산실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2006년 2월 착공한 지 3년 만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본부 산하 연구원 1000여 명이 이달 초순 이전을 완료했고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 있던 디자인경영센터 인력 500여 명도 일주일 전 이곳으로 모두 옮겨왔다. 지금은 데이터앤스토리지(D&S)연구소 200여 명 등 일부만 이전을 남겨둔 상황.
LG전자 측은 서초 캠퍼스 완공으로 서초구 우면동 R&D 캠퍼스와 금천구 가산동 통합단말연구소 및 종합연구단지,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디지털TV연구소 등을 연결하는 ‘서울 R&D 벨트’ 구축의 방점을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간적 인력 이동으로 기술·사무직 인력 재배치 계획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반 사무직과 R&D 인력 2만여 명 중 20%를 신(新)성장사업 등으로 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 R&D와 디자인 간 시너지
향후 서초 캠퍼스는 사실상 회사 R&D의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위상을 반영하듯 다음 달 중순 개관행사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서초 캠퍼스에서는 휴대전화 등 디지털 복합기, 홈네트워크, 광스토리지 등 첨단 제품 연구개발을 담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또 R&D와 디자인센터가 한 지붕을 쓰게 됨에 따라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의 함영호 MC디자인연구소장은 “모든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디자인과 기술을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며 “인력 교류가 예전보다 훨씬 용이해짐에 따라 시간적 물리적 낭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초 캠퍼스에는 저층부(1∼13층)와 고층부(15∼25) 중간인 14층을 아예 회의공간으로 할애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