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황금시장 잡아라

  • 입력 2009년 2월 25일 02시 58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이븐바투타몰에 입점한 스킨푸드 매장. 유럽풍의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제품 패키지로 현지 소비자는 물론 두바이를 찾는 유럽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사진 제공 스킨푸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이븐바투타몰에 입점한 스킨푸드 매장. 유럽풍의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제품 패키지로 현지 소비자는 물론 두바이를 찾는 유럽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사진 제공 스킨푸드
개방 영향 수요 늘어… 향수-보디용품 인기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쇼핑몰 ‘갤러리몰’과 ‘리말몰’에 매장을 열었다. 국내 화장품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 브랜드는 다음 달 사우디아라비아의 다른 4개 도시에 있는 대형 쇼핑몰 5곳에도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이다. 2006년 중동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이 브랜드가 운영하는 매장만도 12곳.

이광섭 에이블씨엔씨 해외추진팀장은 “2007년 200만 달러(약 29억 원)에 불과했던 중동 지역 매출은 지난해 500만 달러(약 74억 원)로 뛰었다”며 “올해는 매출 1000만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동 여성, 화장품업계 블루오션으로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두건)’ 뒤에 감춰진 중동 여성들이 국내 화장품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동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샤, 더페이스샵, 스킨푸드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군을 무기로 하루 종일 고온 건조한 날씨에 노출돼 있는 중동 여성들을 공략하고 있다.

미샤 관계자는 “히잡을 쓰는 중동 여성들은 화장품을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일부다처제와 개방화 영향으로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스킨푸드는 2007년 8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관광명소인 ‘이븐바투타몰’에 중동 지역 첫 매장을 연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두바이 내 쇼핑몰 2곳에 매장을 마련했다. 올 상반기 두바이 내 다른 쇼핑몰 2곳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두바이 지역 소비자뿐 아니라 두바이를 찾는 유럽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

2006년 중동에 진출한 더페이스샵은 이 지역에서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요르단과 두바이를 중심으로 매장을 늘릴 방침이다. 코리아나화장품도 올 상반기 안으로 이란 지역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 촉촉한 한국 화장품 Good∼

미샤의 800여 개 제품군 중 중동에서 인기 있는 품목은 향수와 보디용품. 중동 지역의 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땀 냄새를 감춰줄 수 있는 향이 강한 제품과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보디용품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더페이스샵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시원한 빙하수를 이용한 얼굴팩인 ‘아이스플라워 아쿠아워터 드롭팩’. 지난해 요르단에서는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스킨푸드는 2007년 두바이에 처음 진출할 당시 현지에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점을 고려해 제품 패키지에 유럽풍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도입했다. 유럽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현지 여성들의 심리를 파고든 것. 제품을 사기 전 샘플을 나눠주는 한국식 샘플 마케팅도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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