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전북 군산시 소룡동 군산항 GM대우자동차 전용부두. 영국,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으로의 첫 수출을 앞둔 ‘시보레 크루즈’(수출명) 이름을 단 2500여 대의 ‘라세티 프리미어’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수출 1호 차량이 서서히 5만5000t급 자동차 운반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첫 수출을 축하하는 폭죽이 터지고 박수가 터져나왔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위축된 자동차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GM대우차가 위기 극복 의지를 보여주는 희망의 소리였다.
○ 효자모델 ‘라세티 프리미어’
라세티 프리미어를 생산하는 군산공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자동차 시장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가동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군산공장에서 이번 유럽 수출 소식은 간만의 희소식이었다.
공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공장 가동률이 현재 70%에 못 미치고 있는데, 이번 유럽 수출을 계기로 시장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공장 풀가동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보였다.
릭 라벨 GM대우차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도 “라세티 프리미어의 첫 수출이 GM대우차는 물론이고 한국 경제에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라세티 프리미어는 기존 중형차와 차별화된 세련된 디자인과 성능으로 동급 모델 중 최고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 덕분에 시판 석 달 만에 GM대우차의 ‘효자 모델’이 됐다. 출시 첫달 205대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1월에는 3016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지난달 GM대우차의 내수판매 실적 6914대의 43.6%나 되는 비중이다.
GM대우차는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세계 시장의 반응도 호의적일 것이라고 낙관한다.
회사 측은 “유럽으로 출발하는 2500여 대를 시작으로 라세티 프리미어가 세계 130개 국가로 팔려나갈 것”이라며 “특히 유럽 시장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출시한 디젤 모델까지 더해져 상승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GM 본사의 위기로 인한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이 쿠니 GM대우차 홍보대외협력부문 부사장은 “현재 GM대우차의 어려움은 GM 본사의 경영난 때문이라기보다는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의 침체 탓”이라고 말했다. GM이 핵심 브랜드로 역량을 집중시킬 시보레와의 연계성 때문에 GM대우차 비중이 오히려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시보레 이름을 단 전 세계 차량의 4대 중 1대가 GM대우차에서 생산되고 있다.
군산=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