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 경기의 급락세가 일단 멈췄다.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와 졸업 입학이 잇따른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기 부진의 장기화는 1980년대 초반의 정치 불안 시기, 과거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6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76.1로, 2월 66.0보다는 10.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째 10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SI 전망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은 그 반대다.
전경련 측은 “1980년 2월∼1981년 11월, 1996년 7월∼1999년 1월 100 미만을 연속적으로 기록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가장 오랜 불황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4∼6월) BSI 전망치도 66으로, 1분기(1∼3월)의 55보다 11포인트 상승하며 전경련 조사 결과와 비슷한 반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조사 대상 업체 중 ‘2분기 경기가 1분기보다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16.6%에 불과한 반면 ‘더 악화될 것’이란 대답은 50.9%에 이르렀다. 그만큼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회의적이라는 의미라고 대한상의 측은 설명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