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침체와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난달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월에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경상수지가 35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09년 1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13억60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0월 사상 최대 규모인 47억5000만 달러의 흑자를 보인 뒤 12월까지 이 기조를 지속했다가 이번에 적자를 냈다.
1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세계 경기의 급격한 침체, 겨울철 에너지 수입 증가,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통관수입(―31.9%)보다 통관수출(―33.8%)이 더 큰 폭으로 줄어 상품수지가 14억6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 지난해 12월에는 상품수지가 15억 달러 흑자였다.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12월(15억2000만 달러)보다 줄어든 7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여행수지가 한 달 만에 2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경상수지는 적자를 보였지만 자본수지는 5개월 만에 48억6000만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순매도세가 완화되고 국책은행의 해외 채권 발행 등으로 자본시장에 달러가 순유입된 덕분이다. 자본수지는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 연속 순유출이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식경제부 전망대로 2월 무역수지가 30억 달러 흑자를 보인다면 이달은 35억∼4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