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50원 상승한 153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월 12일(1546.00원)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50원 오른 1519.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520원 선에서 공방을 벌였다. 장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역외세력의 달러 사자 주문이 급증하면서 환율은 한때 1544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540원을 넘어서자 외환 당국이 속도조절용 개입(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물량을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주가 상승과 1월 자본수지 순유입 전환, 2월 경상수지 흑자 전망, 국제기구의 동유럽 지원 등 환율 안정의 호재가 있었다”면서도 “역외 달러 매수세의 증가로 고점으로 인식됐던 1520원 선이 뚫리면서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8.24포인트(0.78%) 오른 1,063.03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전날 미국 뉴욕 증시의 하락과 환율 강세 등 악재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씨티은행에 대한 구제방안이 마련됐다는 소식에 불안심리가 다소 해소되며 하루 만에 상승 반전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