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주택 건물과 토지 소유자를 다르게 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가 가능할까?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에서 6년째 살고 있는 강모 씨(65)는 서울에 살고 있는 아들 부부와 함께 가까운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문제는 강 씨가 15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단독주택 때문에 2주택자에 해당돼 용인의 아파트를 양도할 때 비과세를 받지 못한다는 것.
본래 2주택을 보유하다가 한 채를 양도할 때는 50% 세율이 적용되지만 2010년 말까지는 2주택자도 일반 세율을 적용하도록 개정돼 세 부담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무시할 만한 세 부담은 아니다.
현재 용인 아파트의 양도가액은 6억5000만 원, 6년 전 취득가액은 3억5000만 원이다. 본래 2주택자로 중과세된다면 약 1억4700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했겠지만 특례 규정에 따라 일반세율을 적용하면 9000만 원(이상 주민세 포함)으로 6000만 원가량의 세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강 씨가 세금을 더 줄이려면 양도하려는 용인 아파트를 1가구 1주택으로 해 비과세를 적용받으면 된다. 하지만 성북동에 있는 단독주택이 문제다. 만일 강 씨가 전세로 살고 있는 아들에게 성북동 주택을 증여하면 각자 1가구 1주택이 되겠지만 성북동 주택도 공시가격이 5억 원을 넘다 보니 증여세와 취득·등록세로 9500만 원이나 내야 해 부담스럽다.
만일 성북동 주택의 건물 부분만 아들에게 증여하면 어떻게 될까. 세법에서는 주택과 그 부수 토지를 동일 가구원이 아닌 사람이 각각 소유하고 있으면 부수 토지 소유자는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따라서 강 씨가 성북동 주택의 건물만 아들에게 증여하게 되면 용인 아파트만 소유한 것으로 보아 1가구 1주택 비과세가 가능해진다. 아들에게 건물만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은 크지 않다. 보통 단독주택을 평가해 보면 주택 공시가격의 대부분은 토지가액이고 건물은 갈수록 노후화돼 비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성북동 주택도 주택 공시가격은 5억 원이지만 건물 평가액은 1억 원으로 비중이 작다. 건물만 아들에게 증여한다면 강 씨는 증여세와 취득·등록세로 1030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되고 대신 용인 아파트를 처분할 때는 양도세 9000만 원(주민세 포함)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2주택자가 건물을 동일 가구원에게 증여하게 되면 여전히 2주택자가 되어 절세효과가 없으므로 반드시 독립 가구 요건을 갖춘 자녀나 타인에게 증여 또는 양도해야 한다. 또 주택을 실질적으로 소유하면서 공부(公簿)상 명의만 달리하면 공부상의 명의와 관계없이 2주택자로 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자녀가 건물만 증여받으면 결국 부모의 땅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는데 5년간 무상사용 이익이 1억 원을 넘어야만 증여세가 과세된다. 그러나 보통 공시가격이 약 13억 원을 넘지 않으면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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