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실질소득-소비 사상최대 동반하락

  • 입력 2009년 2월 28일 03시 09분


지난해 4분기(10∼12월) 중 물가상승 효과를 뺀 한국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과 소비가 1년 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실질소득과 소비가 모두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둘이 동반 하락한 것 역시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득이 감소하자 각 가정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인 것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4분기 및 연간 가계 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분을 제외하고 산출한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302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308만8000원)보다 2.1% 감소했다. 이 가운데 도시 근로자 가구(2인 이상)의 실질소득은 345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전국 가구의 4분기 실질소득을 항목별로 보면 직장에서 받는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4.6% 늘었지만 자영업자의 수입이 포함된 사업소득은 2.6%, 부동산 주식 등에서 얻은 재산소득은 8.7% 감소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비는 203만 원으로 전년 동기(209만2000원)보다 3.0% 감소했다. 항목별로는 교육비(9.3%) 식료품(4.6%) 등이 늘었고 교양·오락(―8.1%) 의류·신발(―3.7%) 가구·가사(―3.6%), 광열·수도(―2.3%) 등은 감소했다.

한편 전국 가구 가운데 실질소득이 하위 30%에 해당하는 가구 중 55.1%는 지난해 4분기에 가계살림이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보다 4.4%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소득하위 계층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위 30% 및 중산층 가구 중 적자를 낸 가구의 비율은 소폭 감소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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