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협상술-외국어, 선배가 가르치니 ‘쏙쏙’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조력자 시스템’한국P&G 직원들이 선배로부터 업무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P&G 직원들은 ‘조력자 시스템’을 통해 한 해 동안 256시간의 교육을 받게 된다. 사진 제공 한국P&G
‘조력자 시스템’
한국P&G 직원들이 선배로부터 업무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P&G 직원들은 ‘조력자 시스템’을 통해 한 해 동안 256시간의 교육을 받게 된다. 사진 제공 한국P&G
직원교육비도 부담스러운 시대… P&G-구글엔 뭔가 특별한게 있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는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즉각적인 실적과 관계없는 교육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96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7%만이 ‘직원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전년보다 교육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큰 경비 부담 없이 효과적 교육성과를 얻고 있는 ‘영리한’ 기업들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 적극 운영되고 있는 ‘사내 인재 활용 직원 교육’이 바로 그것.

○ 외국계 기업들, “내 안에 답 있다”

사내 인재를 활용한 교육은 일부 외국계 기업에서는 아예 제도화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마케팅 인재 사관학교’란 별칭을 갖고 있는 P&G의 ‘조력자(Facilitator)’제도. P&G 인재 육성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 제도는 한국 P&G뿐 아니라 전 세계 P&G에서 운영되고 있다.

조력자 시스템은 특정 업무에 경험이 많은 조직 내 선배가 후배를 교육하고, 이 후배가 다시 그 아래 후배를 교육하는 도제식 구조다.

교육 분야는 외국어, 커뮤니케이션 및 협상 기술, 시간관리, 마케팅 전략, 리더십 계발 등 다양하다.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P&G 컬리지’라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후배들에게 더욱 전문적이고 심화된 교육을 제공한다.

백규형 한국P&G 인사팀 부장은 “모든 직원은 특별한 교육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한 해 동안 256시간의 기본 교육을 받게 된다”며 “이 시스템은 ‘직원은 직원이 기르며 교육도 업무의 일환’이라는 인재 육성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업무도, 여가도 동료 교육으로 ‘OK’

최근 대학생들로부터 입사 선호 1위 외국계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자랑하는 구글도 ‘G2G(Googler to Googler)’라는 직원 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현재 전 세계 20개 구글 지사가 활용하고 있다.

G2G의 특징은 웹 비즈니스 모델, 보고서 작성 등 업무와 관련된 교육뿐 아니라 스키, 골프, 호신술, 뜨개질, 30분 요리법 등 여가와 관련된 내용까지 직원 간 교육을 통해 제공한다는 것.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이들 강좌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개설해 참여한다. 강좌를 연 직원에게는 ‘G프로페서’라는 자격증이 주어진다. 수강 직원도 구글표 ‘학위’를 받을 수 있다. G2G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백현선 구글코리아 부장은 “직원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업무 노하우가 무엇인지 매우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인력을 활용한 교육보다 더 효율적”이라며 “여가와 관련된 교육들도 조직 분위기와 직원 간 유대감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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