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꾸준한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즉각적인 실적과 관계없는 교육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96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7%만이 ‘직원 교육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전년보다 교육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큰 경비 부담 없이 효과적 교육성과를 얻고 있는 ‘영리한’ 기업들도 있다. 일부 기업에서 적극 운영되고 있는 ‘사내 인재 활용 직원 교육’이 바로 그것.
○ 외국계 기업들, “내 안에 답 있다”
사내 인재를 활용한 교육은 일부 외국계 기업에서는 아예 제도화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마케팅 인재 사관학교’란 별칭을 갖고 있는 P&G의 ‘조력자(Facilitator)’제도. P&G 인재 육성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 제도는 한국 P&G뿐 아니라 전 세계 P&G에서 운영되고 있다.
조력자 시스템은 특정 업무에 경험이 많은 조직 내 선배가 후배를 교육하고, 이 후배가 다시 그 아래 후배를 교육하는 도제식 구조다.
교육 분야는 외국어, 커뮤니케이션 및 협상 기술, 시간관리, 마케팅 전략, 리더십 계발 등 다양하다.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P&G 컬리지’라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후배들에게 더욱 전문적이고 심화된 교육을 제공한다.
백규형 한국P&G 인사팀 부장은 “모든 직원은 특별한 교육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한 해 동안 256시간의 기본 교육을 받게 된다”며 “이 시스템은 ‘직원은 직원이 기르며 교육도 업무의 일환’이라는 인재 육성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업무도, 여가도 동료 교육으로 ‘OK’
최근 대학생들로부터 입사 선호 1위 외국계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자랑하는 구글도 ‘G2G(Googler to Googler)’라는 직원 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현재 전 세계 20개 구글 지사가 활용하고 있다.
G2G의 특징은 웹 비즈니스 모델, 보고서 작성 등 업무와 관련된 교육뿐 아니라 스키, 골프, 호신술, 뜨개질, 30분 요리법 등 여가와 관련된 내용까지 직원 간 교육을 통해 제공한다는 것.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이들 강좌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개설해 참여한다. 강좌를 연 직원에게는 ‘G프로페서’라는 자격증이 주어진다. 수강 직원도 구글표 ‘학위’를 받을 수 있다. G2G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백현선 구글코리아 부장은 “직원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업무 노하우가 무엇인지 매우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인력을 활용한 교육보다 더 효율적”이라며 “여가와 관련된 교육들도 조직 분위기와 직원 간 유대감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