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부터 TV 전파를 타고 있는 SK텔레콤 광고에서 장동건과 비가 해외 시상식에서 최고 배우, 최고 가수가 되는 꿈을 이루는 순간 등장하는 주문이다. 장동건과 비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순간 '비비디 바비디부'를 외친다.
원래 '비비디 바비디부'는 월트디즈니 만화 '신데렐라'에서 요정이 호박을 마차로 바꿀 때 외우는 주문. SK텔레콤은 월트디즈니사에 '신데렐라 송'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광고에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살라가툴라 메치가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가 히브리어로 '아이를 불태우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를 뜻한다는 내용의 괴담이 퍼지고 있다. 히브리어로 ▽살라가→아이, ▽툴라→~을/를, ▽메치→불태우다,▽ 불라→~면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내용이다. 괴담에는 '비비디 바비디부'가 고대 히브리어의 시초가 됐던 알낙시카 동굴의 벽화에서 따온 단어로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를 연결하면 '아이를 불태우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무시무시한 뜻이 된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히브리어 전공자에게 문의한 결과 히브리어로 '아이'는 '옐레드' 또는 '나아르'이고 '불태우다'는 '사라프' 또는 '바아르'여서 괴담의 해석 자체가 틀렸다"며 "히브리어는 문법상 조사인 '을/를'을 단어 앞에 쓰므로 어순도 틀렸다"고 밝혔다.
건국대 최창모 히브리·중동학 교수도 "히브리어 발음과 비슷하긴 해도 실제 히브리어에는 그런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그저 중얼중얼하는 의미 없는 뜻의 조합"이라고 해석했다.
'신데렐라 송'의 원작자는 어떤 의도였는지를 알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한 결과 이 노래의 작사가 알 호프만(Al Hoffman)의 인터뷰가 실린 1949년 12월11일자 LA타임스를 발견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할머니가 특별한 의미 없는 단어를 민요 멜로디에 얹어 자장가를 불러주시곤 했다" 며 "비비디 바비디 부는 그런 어릴 적 기억에서 차용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월트 디즈니가 요정이 호박을 마차로 바꾸는 장면에 들어갈 노래를 의뢰하면서 틀에 박힌 가사와 멜로디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들어 낸 주문이라는 것.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 같은 괴담에 대해 "비명을 질렀다" "방을 뛰쳐나왔다" 등 오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계속 괴담 퍼나르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SK텔레콤은 "출처가 불분명한 루머라 공식 해명을 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김아연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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