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를 사야 할까요, 팔아야 할까요?”
투자교육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질문은 이렇지만 아마도 내심으로는 주가가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묻고 싶었을 겁니다. 오른다면 사고 떨어진다면 팔겠다는 거겠지요.
그러나 묻는 사람의 형편을 모르고는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가 전망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형편에 맞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 겁니다. 그 결과에 따라 보유한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가 적당한 비율보다 높으면 팔고 적으면 지금이라도 더 늘리세요”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포트폴리오’란 원래 이탈리아어로 ‘서류를 끼우는 홀더’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금융시장에 도입돼 ‘보유 유가증권 일람표’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각종 금융상품을 넣어두는 그릇’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가령 어떤 투자자가 보유자금 1억 원을 주식형 펀드에 5000만 원, 채권형 펀드에 4000만 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1000만 원씩 나누어 투자했다면 “1억 원을 3개의 펀드상품에 5 대 4 대 1의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했다”고 말합니다.
포트폴리오는 금융시장 상황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형편에 맞게 짜야 합니다. 형편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나이, 재산상태, 직업의 안정도, 자신의 투자성향, 투자경험, 투자기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나이 많은 세대보다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등 공격적인 상품의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습니다. 같은 나이라도 재산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도 됩니다.
투자성향이 적극적인 투자자는 보수적인 투자자보다, 투자경험이 많은 투자자는 많지 않은 투자자보다, 자금을 써야 할 때까지의 기간이 긴 투자자는 짧은 투자자보다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습니다.
2월 초부터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은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가 설문을 통해 투자자의 형편을 물어보는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형편을 냉정히 생각해본 뒤에 설문에 답하고, 결과에 따라 자신의 형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조언 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자본시장통합법 시대에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는 길입니다.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