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기아 등기이사 물러나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정의선 사장 중심 독립경영 본격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기아자동차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정 회장이 기아차 등기이사가 된 지 10년 만이다.

이에 따라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중심으로 한 기아차의 독립 경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는 6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정 회장의 등기이사직 사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정 사장을 3년 임기의 등기이사로 재선임하고, 정성은 부회장과 서영종 사장, 이재록 전무를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또 기아차는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정 부회장과 서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회사 측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정 회장이 1999년 기아차를 인수하면서부터 줄곧 이사직을 유지하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통합 경영을 이끌어왔지만 이제는 기아차의 독창성 확립과 브랜드 경영 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와 정 사장 중심의 기아차로 경영이 독립된다는 얘기다.

후계 구도 구축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회장의 이번 이사직 사임은 정 사장의 독자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기아차의 선전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기아차 매출은 16조3822억 원으로 2007년 15조9485억 원보다 4337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4억 원 적자에서 3085억 원 흑자로 전환됐다. 정 사장이 추진해 온 ‘디자인 경영’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이사회에 앞서 일각에서는 정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점치기도 했지만 결국 유보됐다. 정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해외 영업 및 마케팅 업무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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