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인 5일자에 실린 독자편지 코너에 '한국의 부채'라는 제목의 박철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의 반론을 실으면서 바로 뒤에 비슷한 분량의 편집자주를 달아 박 대변인의 반론을 다시 반박했다.
독자편지에서 박 대변인은 "외환보유고 대비 한국의 단기외채는 75% 수준이며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의 평균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액 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118%로 지난해 6월 이후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코노미스트 기사의) 한국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평가는 부정확한 정보와 추정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가 지난달 28일 보도에서 한국의 올해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102%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은행의 예대율도 130%로 높다고 지적한 대목에 오류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었다.
이런 반론에 이코노미스트는 편집자주를 달아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로 우리(이코노미스트)가 제시한 수치는 향후 12개월 내 만기도래하는 모든 부채를 포함한 것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96%였다"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선호하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애초 만기 1년 미만짜리인 단기 외채 뿐 아니라 향후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외채까지 포함한 것이어서 분석에 잘못이 없다는 뜻이다.
또 예대율과 관련해서도 "은행권 예대율을 산정하면서 모든 상업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했고 양도성예금증서는 제외했다"며 "이는 모든 국가에 똑같이 적용됐고 한국은행이 밝힌 은행권 예대율도 12월말 기준 136%"라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가 편집자주를 단 사실이 알려지자 재정부는 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이코노미스트가 당초 인용했던 HSBC의 원본 리서치보고서에는 한국의 단기외채에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 외채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위원회는 "예대율 136%라는 숫자에는 예금 기능이 없는 특수은행과 외국은행 한국 지점까지 포함돼 있다"며 "한국 시중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잣대로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재정부와 금융위는 이번 주 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이코노미스트 본사를 방문해 관련 사항을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최창봉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