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방어’ 대신 ‘공격’을 선택했다.
LG그룹은 11일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115조 원)보다 1조 원 많은 116조 원으로 잡고, 총투자도 지난해 수준인 11조3000억 원을 유지하는 내용의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본보 11일자 A30면 참조 [기자의 눈/부형권]불황기의 역발상 도전 ‘구본무 리더십’
또 미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해 연구개발(R&D)에는 사상 최대인 3조5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2조8000억 원)보다 25%나 증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0일 임원 세미나에서 “아무리 어려워도 LG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R&D 투자는 줄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총투자 계획을 부문별로 보면 △전자 7조4000억 원 △화학 1조7000억 원 △통신·서비스 2조2000억 원 등이다.
LG 측은 “전자 부문에서는 스마트폰, 모바일TV, 네트워크TV 등 차세대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태양전지를 비롯해 시스템 에어컨,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같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 친환경기술 연구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 부문에서는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과 당뇨 비만 치매 등을 치료하는 ‘해피 드러그(Happy Drug)’ 신약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통신·서비스 부문에서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방송이 결합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사업을 선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세계적 경기 침체에도 매출 목표를 사상 최대로 잡은 것에 대해 “이번 경제위기를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휴대전화에서 확고한 세계 3위 유지 △액정표시장치(LCD) TV는 올해 50% 판매 신장 달성 △가정용 에어컨의 세계 1위 유지 △상업용 에어컨 5년 내 1위 달성 등의 공격적 계획을 세웠다.
LG의 고위 임원은 “LG가 ‘민첩한 추격자(Fast-Follower)’에서 ‘세계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려면 이런 불황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는 구본무 회장의 확고한 경영 기조”라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