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은 해외연수, 중견기업은 공모전, 중기는 자격증

  • 입력 2009년 3월 12일 23시 29분


지난해 16개 주요 대기업 입사자들의 평균 '취업 스펙'은 토익 846점, 학점 3.7,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비율 23%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36%는 인턴경험을, 65%는 해외연수를 경험했다.

동아일보 산업부는 채용정보업체 잡코리아와 함께 70개 기업(대기업 16개, 중견기업 12개, 중소기업 42개)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출신대학, 학점, 전공, 토익점수, 인턴 및 해외연수 경험 등 각종 '취업 스펙'을 상세히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대기업의 경우 매출액 상위 100위권, 중견기업은 종업원 300~1000명, 중소기업은 종업원 300명 미만 기업들로 정했다.

●대기업, SKY 쏠림 두드러져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연세, 고려대 등 이른바 'SKY' 출신 신입사원 비율은 대기업 22.9%, 중견기업 9.9%, 중소기업 7.0% 순으로 나타나 명문대 출신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실제로 최근 서울대 경영대 홈페이지에는 "빅7 컨설팅사에서 모두 떨어지고, 뒤늦게 삼성전자에 붙었다" "투자은행이나 컨설팅 분야로 진출하고 싶지만, 상황이 이러니 국내 대기업이라도 가야한다"는 등의 글들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컨설팅 회사나 투자은행(IB)들이 채용을 대거 동결하면서 서울대 경영대생들이 대기업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경영대는 경쟁 대학인 연·고대 경영대(각 300명)에 비해 입학정원이 130명으로 적은데다 대기업 지원자도 많지 않아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선 "서울대 경영대생 뽑기가 너무 힘들다"는 푸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 고시를 준비하던 서울대생 상당수가 경기악화로 인해 대기업 취업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입사 영어실력 갈수록 높아져

신입사원들의 영어, 회화점수는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확대되면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였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 신입사원들의 평균 토익점수는 846점. 지난해 초 본보의 취업스펙 조사에서 20개 대기업 신입사원들의 평균 토익점수가 810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6점이나 오른 것이다.

인사담당자들이 평가한 신입사원들의 영어회화 실력도 상급 43.8%, 중급 50%, 하급 6.3%로 지난해(상급 15%, 중급 85%, 하급 0%)보다 수준이 높아졌다. 반면 중견, 중소기업 신입사원들의 토익점수는 각각 평균 759점, 677점으로 조사돼 대기업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졸업학점은 대기업 신입사원이 평균 3.7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평균 3.6점으로 대기업만 지난해 조사보다 0.1점 올랐다. 중견기업은 지난해보다 0.1점 낮아졌고, 중소기업은 그대로였다.

대기업은 복수전공자 비율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복수전공자 비율은 대기업이 32.8%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 27.5% △중소기업 23.0% 순이었다. 이는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조사결과(25.5%)보다 7.3%포인트 늘어난 것. 최근 각 대학들이 복수전공제를 권장하고 있고, 재학생들도 취업이 용이한 경영, 경제학을 복수전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은 '인턴', 중소기업은 '공모전' 중요

인턴과 해외연수, 공모전 등 각종 사회경험은 모든 기업에서 입사 필수항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설문에서 인턴 출신비율은 대기업이 35.6%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 20.8%, 중소기업 23.1%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지난해 조사결과(22%)보다 13.4%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최근 대기업 위주로 인턴직 채용이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해외연수를 경험한 신입사원 비율 역시 대기업 65%, 중견기업 47.0%, 중소기업 28.6%로 나타나 대기업에서 압도적이었다.

반면 공모전 입상경력 비율은 중소기업 22.5%, 중견기업 18.9%, 중소기업 17.5%였으며 자격증 수도 중소기업 2.0개, 중견기업 1.9개, 대기업 1.9개 순이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입사지원자는 인턴과 해외연수 △중소기업은 공모전 입상과 자격증 취득에 주력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운기자 sukim@donga.com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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