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부품 생산… 연매출 244억 ㈜성림 성공 비결은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7분


10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성림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초고압 차단기의 절연작업을 하고 있다. 성림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부품 분야에서 손꼽히는 유망 기업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연평균 30%씩 매출을 늘렸다. 사진 제공 성림
10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성림 본사 공장에서 직원들이 초고압 차단기의 절연작업을 하고 있다. 성림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부품 분야에서 손꼽히는 유망 기업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연평균 30%씩 매출을 늘렸다. 사진 제공 성림
사장님이 끌고 11년째 오전 5시45분 출근

대기업이 밀고 기술 이전으로 투자 유도

《중소기업의 성패는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인력과 기술수준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이와 함께 발주처인 대기업과의 우호적 관계도 필수다. 변압기와 차단기 부품을 생산하는 ㈜성림은 인력과 기술 혁신, 대기업과의 상생 등 3박자를 두루 갖춘 유망 중소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44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경기불황이 닥친 올해도 매출목표를 오히려 247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0%씩 매출을 늘린 성림의 성공신화를 들여다봤다.》

○ 솔선수범의 교육 리더십

“사장님이 ‘5년만 나처럼 출근하면 임원 자리를 주겠다’고 하셔서 몇 번 시도했지만 결국 포기했습니다. 껄껄껄.”

10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성림 본사에서 만난 한 회사 관계자는 멋쩍은 듯 웃었다. 이 회사 이영환 사장(사진)은 벌써 11년째 오전 5시 45분 출근을 고수하고 있다. 항상 회사 문을 여는 것은 이 사장의 몫.

매일 오전마다 열리는 직원교육을 독려하기 위한 철저한 자기관리다. 이 사장은 “사장부터 확실히 모범을 보여야 직원들이 따라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성림은 업무시작 전인 오전 7시 45분부터 25분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도요타 생산방식(TPS)’ 등 각종 품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반도체 ‘클린룸’처럼 방진복까지 입어야 하는 정밀부품을 생산하다 보니 0.1mm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작업환경 때문이다.

성림은 이달 말 아예 일본 도요타 본사로 직원 2명을 파견해 TPS의 정수를 익힐 계획이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이 사장의 평소 지론에 따라 사내 교육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다.

○ 대기업과 아름다운 상생(相生)

이 사장의 안내로 들어선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공장은 대기업 생산라인을 보는 듯 상당한 규모였다. 약 10m 높이의 천장에서는 크레인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아래에선 120여 명의 근로자들이 절연 테이프를 감는 등 작업에 열중이었다.

2640m²(약 800평)에 달하는 공장 내부에는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차단기 부품 조립을 위한 방진 시설이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 시설에만 5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제품 오차율을 100만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기술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림이 막대한 시설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발주사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예컨대 성림의 핵심품목인 차단기용 ‘튤립형 연결장치’는 효성으로부터 1996년 기술 이전을 받아 양산에 들어간 것이다.

튤립형 연결장치는 차단기 안에 들어가는 각종 전선을 과열 없이 연결해주는 구리 혹은 알루미늄 재질의 접속단자로 이전에는 모두 일본에서 수입했다. 효성은 최첨단 장비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연결장치 기술을 성림에 넘겼다.

이 사장은 2007년 10월 청와대의 ‘부름’을 받았다.

대-중소기업 상생 모범기업으로 선정돼 발주사인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과 나란히 대통령 앞에 선 것. 성림은 효성 출신의 퇴직 간부를 영입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양사의 협력관계는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 사장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직원 교육, 발주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향후 5년 안으로 매출액 1000억 원을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산=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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