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마르 코리아' 대표이사 타카야마 마유미(45)씨가 회사를 설립한 것은 일본 경제 버블 붕괴가 정점에 달했던 1992년이었다. 7년간 사무직 파견 근로자로 일했던 타카야마 씨는 재일교포 3세이자 연차 높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러나 그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같이 회사를 나온 여직원 2명과 사업을 시작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넘쳐나는 지독한 불경기에 왜 인력파견업을 선택했을까?
타카야마씨는 "경기가 풀리기 시작하면 인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가장 먼저 파견회사를 찾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며 "3년이 지나자 의뢰가 늘기 시작해서 흑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적 차별 때문에 취업도 어렵고 고용도 불안정했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상용형 파견업체를 선택했다. 고정 급여, 복리 후생, 고용 보장 등 직원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마련되어야 개인은 보람을, 회사는 생산성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타카야마 씨는 "일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하여 일할 장소를 제공하고, 이윤을 적게 내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더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의 이윤추구와 사회적 책임이 서로 배치되는 가치가 아니냐고 묻자 그는 "사람을 버리고 이윤을 추구해봤자 노사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파견회사는 사람이 매출과 직결되므로 직원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일본은 인재파견협회 차원에서 정규직 고용을 장려하고 복리 후생을 보장하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이런 노력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용이 보장되어도 계속해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는 정당한 평가에 따른 승진제도가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하기 쉽고 명확한 평가 기준에 따라 급여와 직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성취감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남아야 이윤이 남는다'는 철학을 가진 타카야마 씨는 과거를 회상하다 결국 눈시울이 붉어졌다.
"재일교포, 여성,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벽에 부딪혔던지…. '엘마르'식 경영이 모든 기업에 적용되기는 힘들겠지만 '엘마르' 직원만큼은 함께 성장의 열매를 나누기를 바랍니다."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