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거래비 싸고 분산투자 효과… 단기매매 유혹 조심
주식시장이 지난해 10월 큰 충격을 받은 이후 4개월 넘게 좁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월 초 증시 조정과정에서 코스피 1,000 선에 대한 강한 지지력을 확인한 것은 긍정적이나 경제 여건은 아직도 불안감이 남아있다. 이런 국면이 당분간 연장될 가능성이 있어 대안 투자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관심을 끄는 상품이 상장지수펀드(ETF)다.
ETF는 코스피200과 같이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종목들로 펀드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행된 주권이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매매되는 상품이다.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발행시장에서는 운용사와 지정 판매사들이 ETF를 설정하거나 해지한다. 유통시장에서는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이 증시를 통해 ETF를 일반 주식과 같은 방법으로 매매한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과 같이 거래되므로 개인투자자들이 소액으로 펀드를 매매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다.
ETF의 장점으로는 첫째 낮은 보수와 증권거래세 면제를 들 수 있다. 연 보수가 0.5% 수준으로 일반 주식형펀드(2.5∼3.5%)보다 저렴하다. 또 매매할 때 증권거래세(0.3%)가 면제된다. 둘째, 소액으로 시장 전체에 대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한 주를 매입하더라도 ETF 상품이 추적하는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종목에 분산해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셋째,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일반 펀드와 달리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실시간 거래할 수 있어 시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넷째, 섹터ETF 등 다양한 지수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해부터 ETF의 발행규모, 펀드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16개의 ETF가 신규 상장됐고 3월 현재 총 4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이 중 코스피200을 추적하는 ETF가 5개이며, 현재 대부분의 거래가 이들에 집중되어 있다. 한편 중소형가치주ETF, 고배당주ETF 등 투자 스타일을 세분한 섹터ETF와 삼성그룹주ETF 등 테마ETF도 다수 상장돼 있다.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ETF 같은 해외지수ETF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ETF 선진시장인 미국은 1993년부터 ETF 개념이 도입돼 거래가 시작됐고 1월 말 기준 737개의 ETF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산업, 국가, 통화, 채권, 상품, 원자재, 곡물, 레버리지 ETF 등 상품 유형도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ETF 투자유형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상반기에 금과 유가의 가격을 추적하는 ETF가 상장될 예정이다. 이 밖에 리버스ETF, 레버리지ETF 등도 출시되면 국내 ETF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TF는 증권 거래시간 중 항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칫 단기매매를 유발할 여지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거래가 가능하고, 소액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점 등 다양한 장점을 활용하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펀드리서치팀장
정리=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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