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흘전 변호사와 의자매 된 중3 현아
친자매처럼 ‘오늘 야근 ㅜㅜ’ ‘ㅋㅋ 언니 파이팅’
“EBS강의 못본다” 보도에 독자가 컴퓨터 선물
“현아야, 오늘 수학 쪽지시험 잘 봤니. 언니는 일이 밀려서 오늘도 야근이다.ㅜㅜ”
“저번 시험보단 좀 나아졌어요. 이번엔 영어가 문제ㅋㅋ 언니 힘내요. 파이팅!!”
김영지 변호사(28·여)와 현아(가명·15·중학교 3년)가 최근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두 사람은 동아일보와 서울지방변호사회, 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진행하는 ‘2009 함께하는 희망 찾기-변호사님과 친구됐어요’ 캠페인을 통해 6일 처음 만나 언니 동생 사이가 됐다.
동생이 없는 김 변호사는 현아에게 종종 새내기 변호사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외동딸인 현아는 김 변호사에게 엄마에게 할 수 없는 투정을 부리곤 한다.
엄마는 현아에게 “변호사님 바쁘니까 너무 자주 연락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현아는 “언니가 아침에 ‘굿모닝’ 인사 문자 보내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며 티격태격한다.
현아 엄마는 “경제적인 도움 못지않게 김 변호사의 용기를 북돋아 주는 문자메시지 하나, 전화 한 통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밤 할머니와 함께 김 변호사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와 저소득층 가정 자녀를 일대일로 자매결연 해주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현아는 갖고 싶어 하던 컴퓨터를 선물 받기도 했다. 남에게서 얻은 10년 된 컴퓨터가 자주 고장 나 유일한 ‘과외선생’인 EBS 강의를 못 듣는다는 내용이 보도되자 한 독자가 자신이 쓰던 새 것이나 다름없는 컴퓨터를 선물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본보 9일자 A1면 참조 “꿈 키워줄 든든한 언니가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