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직장 만들기]왜 해내야 하는지 공감대부터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성과 없다고 “네탓”만 해서야

조직에서 ‘성과’라는 말만큼 무서운 말은 없다. 아무리 고생을 하고 노력을 해도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성과가 없는 사람이 된다. 조직의 ‘윗분’들이 보는 성과는 이렇게 명확하다. 그러나 직원들도 성과라는 말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하고 있을까.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을 가지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고생한 만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에는 △내가 맡은 일 이외에 갑자기 발생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게 된 상황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제공받지 못한 것 △현재 우리의 능력으로는 못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는데도 결국 떠맡게 된 일 등 조직적인 이슈도 많다. 그런데도 결과만을 이야기하고 이런 상황은 고려하지 않으니 야속할 따름이다.

게다가 직원들을 더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평소의 조직 분위기이다. 점심, 저녁 두 끼의 식사를 거의 매번 같이하고 서로 갈등이 있더라도 참고 묻어 두는, 이른바 ‘정(情)이 통하는’ 한국적인 조직 문화에서 갑자기 ‘성과’라는 잣대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직원들은 본인들이 기울인 노력과 해내지 못한 과정을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된다.

‘성과를 높이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내야 하는 결과가 무엇이다’라는 것의 실체와 또 그것이 실패했을 때 조직과 조직 구성원이 감내해야 하는 영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성과가 없으면 직원이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은 약하다.

해내야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직원들은 그동안 해내지 못한 이유로 꼽았던 우선순위, 자원, 능력 같은 조직적 이슈에 대해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고 상사에게도 대안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만약 상사가 무리하게 진행시키는 일이 있다고 해도 상사의 권위에 밀리지 않고 상사를 대상으로 협상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서로의 역할, 책임, 권한에 대해 상사와 부하가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당장은 서로가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털어놓는 것에서 오는 ‘마음의 불편함’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어떤 팀 빌딩 방법보다도 조직원 사이의 신뢰를 쌓고 서로의 성취를 위해 협력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만약 우리 조직에 그만큼 간절하게 해내야 하는 일이라는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일이 있는가. 그렇다면 과감하게 그런 일은 하지 말자. 조직의 혁신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박혜영 휴잇어소시엇츠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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