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교과서로 배웁시다]실업대란 극복하려면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넥타이 매고 번듯하게 출근하고 싶다면

‘中企가느니 실업자 낫다’는 생각 고쳐야

“청년 실업 못지않게 中企구인난도 심각

기업-학교-지역 합심…고용 불일치 해소를”

지난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2월 중 15세 이상 생산 가능한 국내 인구는 약 399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 증가했다. 반면 경제활동인구는 2366만 명으로 작년보다 3만6000명이 감소했다. 취업자는 약 2272만 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0.6% 감소해 지난해 12월 이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업률은 3.9%로 높아졌다. 특히 청년층의 실업률은 8.7%로 다른 연령층의 2배에 이른다.

위에서 언급된 실업 통계의 주요한 개념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실업자 등이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고용현황 조사가 이뤄지는 달의 15일 현재 만 15세 이상인 사람들의 수이다. 15세가 기준인 것은 국내 노동법상 최저 근로연령을 만 15세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대상 기간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실제로 수입이 있는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는 않았으나 구직활동을 한 사람을 말한다.

고용통계에서 ‘취업자’는 조사 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을 했거나,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이나 사업체의 수익을 위해 주당 18시간 이상 일한 무급 가족종사자, 직업 또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으나 일시적인 병이나 사고 등으로 일하지 못한 일시 휴직자를 의미한다.

‘실업자’는 조사 대상 기간에 수입이 있는 일을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으로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실업률은 실업자 수를 경제활동인구로 나누고 100을 곱한 값이다.

많은 사람이 취업자의 조사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고 생각한다. 취업률은 과대평가되고, 실업률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은 다른 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되며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것이다. 이런 실업률마저도 최근의 경기침체로 급속히 증가한다는 것이 문제다.

실업률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실업 통계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비(非)경제활동인구’에 대해 알아보자. 비경제활동인구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조사 대상 기간에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즉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어 노동 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2월 현재 국내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623만 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51만 명이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성별에 따라 남녀로, 활동 유형별로는 가사 육아 연로 통학 심신장애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중 통학은 정규 교육기관 통학, 입시학원 통학, 취업을 위한 학원·기관 등에 다니는 과정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사람들이다. 특히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기관에 다니는 사람들을 취업준비자로 분류하기도 한다.

활동 유형별 비경제활동인구의 분류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쉬었음’이라는 항목이다. 이는 아프거나 취업이 어려울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지만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 인구의 규모가 2009년 2월 현재 약 175만 명에 이른다.

구직 단념자도 실업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개념이다. 구직 단념자란 지난 1년간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 의사와 능력도 있지만 노동시장 여건 악화로 조사 대상 기간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2월 현재 약 17만 명에 이른다.

고용의 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쉬었음’과 취업준비자, 구직 단념자도 넓은 개념에서 실업자로 볼 수 있다. 또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중에서 추가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 △일시 휴직자 중 일감이 없어 잠시 일을 쉬고 있는 사람들도 실업자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광의의 실업자는 2월 현재 약 35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렇게 보면 현재 국내에는 공식적인 실업자 수의 두 배가 넘는 실업자들이 존재한다. 공식적인 실업률보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이 훨씬 높은 이유다.

국내외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실업대란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경기가 활성화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다. 정부와 기업은 인턴제를 확대하고 일자리 나누기 운동의 확산으로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년실업 대란 속에서 중소기업들의 구인난은 여전하다. ‘중소기업에 가느니 실업자로 남겠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다양한 일자리를 통해 경험을 쌓아보겠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불어 고용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과 학교, 지방자치단체들이 참여하는 취업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경모 경상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정리=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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