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향후 10년간 미국의 연평균 재정적자 1조 달러 △영국의 2월 재정적자 전년대비 8배 증가 △1월 유로존 산업생산 전년 대비 17.3% 감소 △러시아 1분기 경제성장률 ―7% 예상 등 우울한 소식은 금융시장의 안정과 무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상반된 신호가 교차하고 있지만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기보단 당분간 현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경제의 하방경직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글로벌 위기의 해결 시점에 대한 장기적인 방향성은 여전히 유보적이다.
통상 금융시장은 실물경제를 앞서간다. 이론대로라면 지금의 금융시장 안정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속단하긴 이르다. 이 위기는 지구 전체가 역사상 처음 겪는 가장 강도 높은 위기다. 하강이 잠시 멈췄다고 바로 상승할 수 있을까? 이런 갈등으로 금융시장은 불안감을 은폐한 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의 시장은 재추락을 방어하고 상향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달려 있다. 금융시장은 각국 정부의 인식과 대책을 주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야구 국가대표팀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참조해보자. 김 감독 야구의 핵심은 치열함과 타이밍에 있다. 대표팀 내부(국내)는 물론이고 상대팀(해외) 동향까지 빈틈없이 연구한다. 또 미묘한 시점에 선수 교체, 또는 예측 불허의 작전을 구사한다. 한마디로 모든 분야의 상호 연결성을 기반으로 전문가의 직관에서 나오는 정책을 타이밍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계속 나와야 현재의 부분적 효과가 전체로 확산되고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금 돈을 풀어도 효과는 가을쯤 나온다. 경기침체 기간이 길어지면 중소기업과 자영업, 가계의 부실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최근 경영학의 화두는 ‘실행력’에 있다. 숙고 뒤의 발 빠른 실행이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가 된다는 의미다. 다시 공은 시장에서 정부와 사회지도층으로 넘겨진 상태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