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대형 스크린에 5대의 ENG카메라와 크레인 카메라까지…. 방송 녹화장이나 콘서트장이 아니다.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크링’에서 열린 풀무원홀딩스의 ‘열린 주주총회’ 현장이다.
총회에는 일반 주주뿐만 아니라 주주가 아닌 대학생, 주부,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 등 일반인들도 ‘명예 주주’ 자격으로 참석했다. 풀무원 측은 “회사의 현재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전도 홍보하기 위해 일반 주주 외에도 명예 주주를 초청하는 등 ‘열린 주총’ 콘셉트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도 일반 주주총회와는 달랐다. 의안이 모두 통과되고 나서도 남승우 풀무원 사장, 유창하 부사장과 주주들은 그 자리에 남아 회사 성장에 대한 공개 토론을 약 1시간 동안 진행했다.
간간이 폭소와 박수가 터지는 등 토론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날카로운 질문도 쏟아졌다.
한 주주는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한국네슬레 인수에 대해 정확한 회사의 방침을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주주는 “기업 인수합병(M&A)이나 해외 시장 진출, 신사업 모색 등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며 성장 비전 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 사장은 “한국네슬레 인수 소문은 전혀 근거 없다고 공시했다”며 “공시를 어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성장 비전에 대해서도 “미국 중국 등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2013년까지 국내 매출 3조 원, 해외 매출 2조 원 등 총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참석한 주주들에게는 참살이(웰빙) 트렌드에 맞춘 점심식사가 제공됐고 식사 중에는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까지 열리는 등 일반 주주총회에서 보기 힘든 프로그램도 잇달아 진행됐다.
풀무원홀딩스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외 이사 재선임, 이사에 대한 보수,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