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체성분 분석기로 세계 참살이 시장 석권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를 개발한 차기철 대표.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를 개발한 차기철 대표.
40개국서 판매… 작년 순이익 증가율 197% ‘바이오스페이스’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판매업체인 GE헬스케어는 1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한국의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바이오스페이스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GE헬스케어가 바이오스페이스의 대표 모델인 ‘인바디(In Body) 230’과 ‘인바디 720’ 제품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겠다는 것. GE 헬스케어가 한국의 중소기업과 계약했다는 소식은 관련 업계에서 한동안 큰 화제가 됐다.

세계 10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며 매년 17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의료기업, 더구나 제품 선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GE헬스케어가 미국 판매를 시작하기로 한 인바디 시리즈는 과연 무엇일까.

한 마디로 인바디는 ‘쉽고 정확한 체성분 분석기’다. 병원이나 스포츠센터에 많이 설치된 체성분 분석기를 생각하면 된다. 기계에 올라서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으면 1분 뒤 분석 결과가 화면에 뜬다.

바이오스페이스가 이 방식의 체성분 분석기를 선보이기 전에는 전극을 몸에 붙여 체성분을 분석하는 방법이 주류였다. 병원의 진단 검사용으로나 쓰일 뿐 스포츠센터나 사우나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인바디를 개발한 사람은 이 회사 차기철 대표다. 공학박사인 차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 1995년 이 제품을 개발해 이듬해 5월 한국에 회사를 차렸다. 마침 불어온 ‘참살이(웰빙)’ 바람에 판매는 급물살을 탔다. 인바디는 현재 국내 체성분 측정기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세계 4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튼실한 기술력’은 글로벌 경제위기도 쉽게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상당수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동안에도 바이오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증가율 40%, 영업이익 증가율 170%의 놀라운 성장을 했다. 순이익 증가율은 197%나 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7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6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차 대표는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투자를 통한 꾸준한 연구 개발과 끊임없는 제품 품질 개선, 사업 집중화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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