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귀족 어종’으로 대접받던 대구의 신세가 처량하게 됐다. 남해안 대구 자원의 회복으로 매년 풍어를 기록하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29일 “인공수정란과 치어 방류사업의 효과로 지난겨울 남해안에서 대구가 30만 마리 이상 잡히는 등 대구 자원이 회복단계”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도내 해안에서 잡힌 대구는 36만340마리, 70억7000만 원어치에 달한다.
대구는 1980년대 초 최대 어획량을 기록한 뒤 1990년대 중반에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한 마리에 70만 원을 웃돈 때도 있었다. 청와대에 보낼 대구를 구하러 시장, 군수가 직접 나섰다는 말이 한때 나돌기도 했을 정도.
그러나 2003년 7만3000마리, 2004년 16만5000마리, 2005년 22만8000마리, 2007년 33만6000마리 등으로 어획량이 매년 늘고 있다. 경남도와 거제시가 198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대구 인공수정란 및 치어 방류사업의 효과다. 이처럼 어획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계층만 맛보던 대구는 작은 것 한 마리가 도매시장에서 8000원∼1만 원에 팔리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흔한 고기로 취급받던 고등어는 최근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도 많이 올랐다. 최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탁판매된 큰 고등어의 경우 한 상자에 27만2000원으로 마리당 7700원을 기록했다.
냉수성 어종인 명태도 남획에다 수온 상승이 겹쳐 어획량이 급감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연안에서 아예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옥광수 어업진흥과장은 “진해만의 대구가 최근에는 남해와 하동 등에서도 잡히는 등 해역이 넓어질 뿐 아니라 어획 시기도 3월 중순까지로 길어지는 등 자원이 회복되면서 명태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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