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미국 중국 등에서 선전(善戰)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경쟁 기업들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데는 정몽구 회장의 ‘뚝심경영’과 적재적소에 전문경영인을 배치한 ‘용병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59)은 자타가 공인하는 엔지니어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 등 차량의 핵심 부품인 파워트레인 개발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현대차가 처음 독자 개발한 알파엔진과 세타엔진 등 현대·기아차 엔진 개발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윤여철 부회장(57)은 울산공장장과 노무총괄사장 등 국내 생산 부문을 담당하다 지난해 노무총괄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장중심형’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는 윤 부회장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과제인 노사관계 안정을 책임지고 있다. 이정대 부회장(54)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통한다. 현대차 재경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이 부회장은 현대차의 기획과 전략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양웅철 현대차 사장(55)은 2004년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영입돼 하이브리드 개발실장, 전자개발센터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연구개발총괄본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양승석 사장(56)은 국내 및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현대제철 사장 재직 시절에는 현대제철이 종합철강회사로 기반을 다지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성은 기아차 부회장(61)은 현대·기아차 생산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생산기술 전문가다. 풍부한 해외근무 경험 등을 바탕으로 기아차 총괄부회장을 맡고 있다. 서영종 기아차 사장(57)은 현대정공,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등을 거친 현장형 전문경영인으로 현대·기아차의 변속기 기술력 확보에 기여했다. 신종운 기아차 사장(57)은 2002년부터 현대·기아차의 품질총괄본부장을 맡아 현대·기아차의 품질 개선을 현장에서 주도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SK그룹을 이끄는 파워 리더들 중 김창근 SK케미칼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글로벌 SK그룹의 오늘을 일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74년 SK케미칼의 전신인 선경합섬 관리부에 입사해 10년 이상 자금부에서 근무한 ‘재무통’이다. 2000년부터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으로 부임해 지금 SK의 모습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박영호 SK㈜ 사장은 2003년부터 SK경영경제연구소장과 SK㈜ 투자회사관리실장을 맡아 워크아웃 조기 졸업 및 경영권 안정 등에 크게 기여했다.
구자영 SK에너지 총괄사장은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에서 연구개발(R&D)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2008년 SK에너지 P&T 사장으로 영입됐다. 구 사장은 SK에너지가 석유사업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선두주자로 나서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SK에너지의 전략기획 및 R&D 분야의 수장을 맡아왔고, 올해 SK에너지의 4개 CIC(회사 내 회사)를 지휘하는 총괄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은 기획력과 글로벌 사업 능력을 겸비한 SK그룹의 대표적인 브레인이다. 박장석 SKC 사장은 1979년 선경물산에 입사해 87년 SKC로 옮겨 해외영업, 국내사업, 기획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치는 등 다양한 분야에 밝은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규호 SK해운㈜ 사장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및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하고 SK해운의 전신인 유공해운에 입사한 학구파다. 김중호 SK E&S㈜ 사장은 2007년 시작한 중국 사업을 필두로 SK E&S의 해외사업 개발을 이끌고 있다. 김치형 SK가스㈜ 사장은 미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 모색 등 글로벌 사업 추진과 미래성장을 견인할 신수종 사업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통 큰 경영’을 하는 최고경영자(CEO)에 속한다. 그룹 전체 문제는 본인이 신속한 결정을 내리지만 계열사별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의 판단을 신뢰한다. 또 회사 안팎을 가리지 않고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믿고 중용한다. 이런 김 회장의 성향 때문에 한화그룹에는 외부에서 영입된 인사와 책임경영을 하는 ‘실세’ 사장단이 포진하고 있다.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은 외부 영입 인사 중 맏형 격으로 이제 한화그룹의 핵심 경영자로 자리 잡았다. 신 부회장은 30여 년간 생명보험 업계에 몸담다 2003년 대한생명 사장으로 영입됐다. 대한생명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생보업계 2위를 지키는 것도 신 부회장의 역량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웅진 한화L&C 사장은 그룹 경영관리실, 구조조정본부장 등을 거친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관리통이다. 한화L&C는 최 사장 취임 후 해외시장 확대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또 사업 다각화를 통해 2008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김관수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한화국토개발과 한화S&C 대표이사를 거쳤으며 지속적으로 한화 계열사들의 경영혁신에 나서는 ‘혁신전도사’로 통한다. 그룹 내에서는 김 사장이 한화손해보험의 장기적인 성장과 혁신을 위해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춘수 그룹 경영기획실 사장은 오랫동안 김 회장을 보좌한 핵심 임원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Great Challenge(위대한 도전) 2011’ 슬로건을 현장에서 추진하고 있다.
홍기준 한화석유화학 대표는 2007년부터 한화석유화학 총괄 부사장직을 수행하다 올해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홍 대표는 합리적인 결정과 문제해결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며 부하 직원에 대한 애정이 깊어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태진 ㈜한화 무역부문 대표는 2004년 대표로 선임된 이후 지속적인 신규아이템 개발로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이끌어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나는 망해도 좋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동부그룹. 수장(首長)의 철학은 과격했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40년간 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텼다. “아무리 위험해도 나라에 필요한 사업이라면 실패도 두렵지 않다”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그것은 오늘의 ‘동부그룹 40주년’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김 회장은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인재 발굴’을 꼽는다. 평소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경영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김 회장. 그래서 그의 곁에는 직접 영입한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이 포진해 있다. 한국은행 해외업무, 국제금융 담당 출신인 동부하이텍 장기제 부회장은 금융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동부생명 사장, 금융 분야 부회장 등을 맡아 왔다.
포스코 도쿄지점장 출신인 한광희 동부제철 생산기술부문 사장은 30년 이상 철강 분야에 몸담은 ‘철강 전문가’로 통한다. 현대자동차 전무, 대한알루미늄 사장을 역임한 후 동부제철에 합류한 이수일 마케팅영업부문 사장은 ‘제조원가 10% 절감, 생산성 10% 향상, 영업이익 10% 달성’이라는 ‘트리플 텐’ 운동을 벌이며 공격적 경영을 펼친 경영자다.
이 밖에 동부제철의 중장기 사업전략과 재무 및 기획업무를 총괄하는 천주욱 동부제철 경영지원부문 사장, ‘현장 경영인’으로 알려진 차동천 동부하이텍 농업부문 사장, 동부그룹 공채 1기로 입사해 30년 넘게 근속하며 ‘동부통(通)’으로 알려진 이순병 동부건설 건설부문 부사장, 취임 후 끊임없이 혁신 경영을 선보이며 외부 기관으로부터 30개가 넘는 상을 받은 김순환 동부화재 사장, 2003년 세계저축은행협회(WSBI)에 동부저축은행을 정회원으로 가입시킨 동부저축은행 김하중 사장 등도 동부그룹의 대표적인 ‘맨 파워’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