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와 에쓰오일 등 48개 대기업 집단(그룹)이 올해 계열사 간 상호출자와 채무보증이 금지되는 그룹으로 지정됐다. 이들 그룹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아져 재무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2009년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1곳(7월 기준)이던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집단에서 영풍, 이랜드가 빠진 대신 한국석유공사 OCI(옛 동양화학) 에쓰오일 웅진 현대산업개발 삼성테스코 세아 KT&G 한국투자금융 등 9곳이 새로 포함돼 7곳이 늘었다. 공정위 당국자는 “지난해 4월에 발표한 대규모 기업집단은 79곳이었으나 이후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이던 지정기준이 5조 원으로 높아져 7월에는 41곳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자산총액 174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0조4000억 원 늘면서 5년째 자산규모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자산이 많이 늘어난 그룹은 SK(13조9000억 원), 대한주택공사(13조1000억 원), 현대자동차(13조 원)의 순이었다. 48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부채총액은 691조9000억 원으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119.9%로 집계됐다. 지난해(98.4%)보다 21.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집단은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5개로 늘었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 518.9%에서 2005년 말 95.4%로 줄었다가 2006년부터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