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온 생산직 직원 1명뿐”

  • 입력 2009년 4월 2일 02시 57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단과 중소기업학회 자문교수단은 1일 경기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일대 중소기업을 방문해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구인난’을 호소했다. 중기중앙회 박효욱 인력지원본부장, 김장호 숙명여대 교수, 중기중앙회 서석홍 부회장, 국종열 부회장, 김진기 경기지역회장(왼쪽부터) 등이 간담회에 참석한 동아화학 관계자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단과 중소기업학회 자문교수단은 1일 경기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일대 중소기업을 방문해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구인난’을 호소했다. 중기중앙회 박효욱 인력지원본부장, 김장호 숙명여대 교수, 중기중앙회 서석홍 부회장, 국종열 부회장, 김진기 경기지역회장(왼쪽부터) 등이 간담회에 참석한 동아화학 관계자에게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중기중앙회 부회장단 안산 반월공단 방문기

구직난 속 중소기업 구인난 심각… 숙련공 양성 엄두못내

“한국 중소기업의 허리가 끊어지고 있습니다. 관리직이나 수시로 들락거리는 신입사원을 제외하면 생산 기술을 물려받을 중간층 사원이 없습니다.”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공장에서 만난 김건웅 신신화학공업 대표(68)는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이야기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1976년 도금(鍍金) 공장을 설립한 김 대표는 30년이 넘게 공장을 운영하며 종업원 90명에 연매출 85억 원에 이르는 회사로 키워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휴대전화 케이스를 납품하는 건실한 기업이다. 하지만 ‘맡길 만한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칠순이 가까운 요즘도 매일 현장 곳곳을 살핀다.

○ “공장정원 60명 중 숙련된 정직원은 38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단과 중소기업학회 자문교수단은 이날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일대의 중소기업을 방문해 중소기업문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안산의 신신화학공업과 동아화학, 경인금속공업 등이 참여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청년실업 문제가 불거지는 요즘도 ‘구인’을 고민하고 있었다. 플라스틱 도금업체인 동아화학은 올해 들어 생산직 근로자를 1명 뽑았다. 신문 등에 광고를 내면 하루에도 수백 명의 구직자가 찾아오지만 며칠 동안 일하다 모두 떠났다. 올해 뽑은 직원 가운데 아직도 현장을 지키는 사람은 단 1명이다.

이 회사 조훈제 생산부장은 “공장 정원은 60명이지만 숙련된 정직원은 38명뿐이어서 회사 운영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잠시 일하다 돈을 더 많이 주는 공장으로 옮기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졌다. 조 부장은 “이제 외국인 근로자도 예전처럼 2, 3년을 붙박이로 일하지 않아 숙련공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제조업 인력부족 6만 명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 인력 부족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에서 부족한 일손은 지난해 6만 명이다. 2007년 9만 명에 비해 사정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중소기업이 일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산업기술재단 조사 결과 지난해 중소기업의 기술 인력 부족률은 7.2%에 이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재는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졸 구직자가 중소기업보다는 ‘자발적 실업’을 택한다는 뜻이다. 2007년 기준 중소 제조업체의 월평균 임금이 대기업의 58.5%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이들의 ‘선택’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이 교수는 “중소기업 핵심인재 지원단과 같은 기관을 신설해 ‘파견’ 형식으로 중소기업에 고급 인력을 제공하고 급여 가운데 일부를 정부와 중소기업 기관에서 지원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석홍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지금과 같은 중구난방식 지원으로는 중소기업 고용을 늘리는 것이 힘들다”며 “생산직 근로자 위주로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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