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수수료율 자체만 보면 한국은 외국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일본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양쪽이 각각 부동산가격의 3%씩 모두 6%를 부담한다. 미국에서는 파는 쪽만 5%를 낸다. 한국은 거래금액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양쪽에서 각각 최대 0.9%씩 부담하는데, 지방자치단체 예규에 따라 아파트의 경우 실제 수수료율은 일반적으로 0.5% 정도로 더 낮은 편이다. 다만 한국은 중개 수수료는 저렴해도 권리분석, 가치평가, 거래안전보증 등 부가서비스가 외국에 비해 부족하다. 부동산거래에 관련된 모든 절차를 포괄적으로 일괄 처리해주는 시스템이 아니다.
정보기술(IT)산업 발전에 따라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옷은 물론이고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도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지 않고 온라인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입한다. 이 과정에서 경매를 통해 물건을 사거나 자기가 가진 물건을 경매에 내놓는 역경매 기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다. 일본 자스닥에 상장된 IDU라는 회사는 온라인을 통해 부동산 거래를 정형화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거래물건 정보를 영상화한다. 감정평가, 권리분석, 결제대금예치제도(에스크로·Escrow) 등 거래안전 시스템을 만들었고 거주하는 지역에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경매를 통해 맨션 등 부동산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도쿄(東京) 부동산거래소를 온라인에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부동산 업계는 이런 시도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부동산 실거래가를 이용해 부동산지수를 만들어 하반기부터 발표한다고 한다. 주거형태가 아파트 위주이고 IT산업이 발전한 한국으로서는 때늦은 감도 있지만 매우 환영할 일이다. 영국 IPD사는 이미 3, 4년 전부터 뉴욕 런던 도쿄 홍콩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거래지수를 만들고 있다. 서울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이런 시도들이 성공하면 증권시장에서 코스피와 연계된 파생상품이 나오듯 부동산시장에서도 부동산지수와 연계된 파생상품이 등장할 것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상상만 했던 홈쇼핑이 이제는 보편화됐듯이 부동산 중개시장에도 현재 나타나고 있는 작은 변화가 언젠가는 부동산 거래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변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시스템이 더 효율적이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방주 부동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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