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몰리는 공모주… ‘뻥튀기 실적 전망’ 요주의

  • 입력 2009년 4월 7일 02시 54분


국내 증시에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막 돋아난 ‘새싹주’인 공모주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낮은 가격으로 증시에 데뷔한 공모주들이 최근의 상승세를 타고 투자 1순위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의 청약 조건과 회사 내용을 잘 살펴 선택하면 기존 종목에 대한 투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박 난 공모주들

최근 공모주에 대한 높은 관심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공모 가격이 다소 낮게 책정된 영향이 크다. 낮은 가격의 공모주들이 일단 시장에서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다. 이미 몇몇 신규 종목은 이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상장한 네오피델리티는 3일까지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3일 종가는 1만5650원. 공모가가 45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247.78%에 달한다. 네오피델리티는 디지털 오디오 앰프 전문업체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요 거래처다.

지난달 27일 상장한 중국식품포장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1500원에 책정한 공모가는 3일 5200원까지 올랐다. 6일 연속 상한가로 수익률은 246.67%나 된다. 중국식품포장공사는 음료 등 캔 용기 제조업체로 중국 10대 음료회사를 안정적인 수요처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낮게 책정된 공모주는 시장에서 향후 성장성만 부각되면 쉽게 비슷한 종목의 가격대로 올라가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요즘 대안으로 생각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청약가격과 회사 실적 비교해 봐야

이번 달에도 적지 않은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통한 신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4월에 상장이 예정된 회사는 코오롱생명과학(7일) 뷰웍스(10일) 등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 침체로 상장을 미뤘던 회사들 가운데 최근 증시 반등이 이어지면서 적극적으로 상장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업 상장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가 확연해지다 보니 공모주의 가격이 슬그머니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장 예정인 뷰웍스는 공모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900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나온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책정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증시 상승세를 타고 수요 예측 가격의 중간선에서 실제 공모가가 결정된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실적 전망을 부풀리면서 공모주에 투자한 상당수 투자자가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기업공개 실적이 많은 증권사와 거래 실적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단 청약에 앞서 상장 예정 기업의 사업 내용을 비슷한 규모나 실적을 가진 상장 회사들과 비교해 목표 수익률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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