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자 vs 지키자… 봄의 맥주전쟁

  • 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점유율 1% 올리려면 마케팅 비용만 300억

꽃남-빅뱅 모델 대결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4월이면 국내 맥주회사들이 기지개를 켜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 특히 최근 오비맥주 매각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려 몸값을 높이기 위한 업계 2위 오비맥주의 사활을 건 마케팅에 하이트맥주도 1위 수성에 나섰다.

○약한 소주에 이어 약한 맥주 등장

오비는 7일 1924세대를 겨냥한 알코올 도수 2.9도짜리 맥주 ‘카스 2X’를 선보였다. 카스 2X는 탄산 함유량이 L당 5.9g으로 기존 맥주에 비해 0.2∼0.3g 많아 ‘톡 쏘는 맛’이 강하다. 제품명도 ‘Extreme(무한도전)’ ‘Exclusive(차별화된 개성)’ ‘Expressive(감성표현)’ 등 젊음을 대표하는 키워드인 ‘ex’를 20대와 2.9도의 공통된 숫자인 ‘2’와 결합해 만들었다. 광고모델로는 TV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탤런트 이민호와 ‘S라인’ 몸매로 유명한 모델 제시카 고메스를 기용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황인정 오비맥주 마케팅팀 상무는 “제품을 알리기 위해 일간지를 비롯한 광고 및 홍보에 대대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트도 이에 앞서 10, 20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그룹 빅뱅을 ‘하이트’ 모델로, 가수 이승기와 탤런트 김선아를 100% 보리맥주인 ‘맥스’ 모델로 내세웠다.

○롯데가 오비 인수 땐 지각변동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조5574억 원 규모의 국내 맥주시장에서 하이트와 오비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8.1%, 41.9%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이트가 여전히 시장점유율에서는 오비를 16.2%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두 회사 간 시장점유율 차는 2006년 19.4%포인트, 2007년 18.4%포인트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호림 오비맥주 사장은 “충청 이북 지역에서는 이미 오비가 1위”라며 “이른 시일 안에 시장 역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 맥주회사가 시장점유율을 1%포인트 높이기 위해 쓰는 마케팅 비용을 300억 원 선으로 추정한다. 경기 불황에도 두 회사 모두 지난해 매출의 10∼12%를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특히 불발에 그쳤던 오비맥주의 롯데 매각이 성사된다면 맥주 시장의 마케팅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원은 “롯데가 오비맥주 인수에 성공한다면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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