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이후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국가 구분 없이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기의 바닥이 임박했다는 기대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투자가들은 좀 더 과감해지고 있다. 경제지표가 부분적으로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으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을 1조 달러 늘리는 동시에 기축통화 전환 문제를 논의한 것이나 보호주의 강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글로벌 공조 분위기를 되살린 점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경제지표 호전은 동트기 전의 어둠일까 아니면 단순히 숫자만 변한 착시효과일까.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것은 60도 기울기로 추락하던 경제가 각국의 위기대응책으로 점차 30도 정도 기울기로 하강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전년 동기 대비로 보는 경제지표는 여전히 마이너스(―)이나 전월 대비로 보면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있다. 즉, 경기 하강의 기울기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지표경기는 호전되지만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되는 양면성이 있다.
지표경기 호전이 추세로 굳어지면서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야만 비로소 경기가 상승 반전할 수 있다. 글로벌 위기 발생 후 7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은 추세적 악화에서 과도기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과도기를 회복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은 경제지표 호전과 별개로 계속되어야 한다.
투자가 처지에서 과도기에 적응하는 방법은 멀리 예상하지 말고 변화하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또한 업종과 기업에 따라 회복 속도의 편차가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시장이 호전되고 있지만 각국의 대응책, 구조조정 속도,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큰 틀에서 금융시장을 조망해야 한다. 과도기를 상승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공급 과잉과 과도한 부채 등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유동성장세의 지속 기간도 결국은 근본적인 문제의 치유에 달려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