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속도 상당히 완만해져”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한은 기준금리 2%로 동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2.0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올 2월까지 6차례 인하해 사상 최저인 2.00%까지 낮췄다.

이번 금리 동결은 경기의 하락 속도가 누그러진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금리인하 카드를 남겨둔 측면도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연말까지 경기 하강속도가 매우 빨랐지만 최근 1, 2개월 사이 하강속도가 상당히 완만해졌다”며 “정부의 공공투자사업이 활발해지고 기업체 재고조정도 신속히 이뤄지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부진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6.8%, 서비스업은 1.2% 증가했다. 경기선행지수는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중단하고 플러스로 전환했다. 최근 주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된 것도 금리 동결의 요인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올해 상반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것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쓰겠지만 소비와 투자 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고 세계 경제도 단기간에 회복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기침체의 속도는 약간 완화됐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 우려와 관련해 “유동성 함정에 빠진 징후는 아직 없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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