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하반기가 돼야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4∼6월)나 3분기 중 경기가 바닥에 이르겠지만 이후의 회복세가 워낙 미약해 국민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10일 ‘2009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작년 동기 대비)이 상반기 ―4.2%, 하반기 ―0.6%로 연간 성장률은 ―2.4%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한은이 내놨던 전망치 2.0%보다 4.4%포인트 낮아진 것이며 최근 발표된 정부의 전망치 ―1.9%보다도 0.5%포인트 낮다.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대로 될 경우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9%) 이후 가장 낮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한은은 내년에 경제가 3.5% 성장하겠지만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뒤의 반등이어서 실제 성장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경기 저점은 올해 2분기 또는 3분기일 수 있지만 이후에도 경기가 빠르게 살아나길 기대하기 힘들어 바닥의 의미가 크지 않다”며 “회복 속도가 워낙 더뎌 경제주체들이 피부로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국내 민간소비 증가율이 ―2.6%, 설비투자 증가율이 ―18.0%로 추락하고 상품 수출은 9.9%, 수입은 10.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건설투자 증가율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2.1%에서 올해는 1.8%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