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모터쇼… 국제쇼로 자리잡길

  • 입력 2009년 4월 12일 17시 26분


서울모터쇼가 12일 폐막했습니다. 9개국에서 158개 업체가 참가해 차량 149대를 선보인 이번 모터쇼에는 9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침체된 경기와 일부 수입차 업체의 불참으로 우려 속에 열렸지만 관람객의 반응은 역대 서울모터쇼 못지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실 세계 여러 모터쇼가 현재 존폐를 걱정하는 상황입니다. 자동차 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100년 전통의 영국 모터쇼가 내년 일정을 취소했고,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일본 도쿄모터쇼가 올해 규모를 대폭 축소했을 정도입니다. 이번 서울모터쇼 역시 BMW, 닛산, 크라이슬러 등 10여개 수입업체가 대거 불참해 우려가 컸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모터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습니다.

특히 이번 모터쇼는 한국 자동차 업계의 청사진을 확인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습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쌍용자동차는 신차 'C200'의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회생 의지를 다졌고, GM대우자동차 역시 중소형차를 통한 글로벌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기아자동차는 행사에 노조위원장이 동석해 노사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대거 등장한 친환경 차량은 자동차 시장의 미래상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많았습니다. 조직위는 행사를 준비하면서부터 지나치게 국내 업체 위주로 진행한다는 잡음에 시달렸습니다. 또 모터쇼의 시작을 알리는 2일 언론발표회에서 기아차는 총 20분 배정된 시간을 10분이나 넘겼고, GM대우차는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갑자기 만들었습니다. 언론발표회는 수십여개 업체가 참여해 분 단위로 빡빡하게 일정이 돌아가기 때문에 조직위원회가 제대로 통제하지 않으면 행사는 엉망이 됩니다.

결국 폴크스바겐 등 일부 수입차 회사들은 오랫동안 준비한 발표회에 언론들이 찾아오지 않아 파리를 날렸습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모터쇼에 참여했는데 돌아온 건 푸대접"이라며 분통이 터져 나왔습니다.

게다가 조직위는 언론발표회 입장권을 일반 관람객에게 웃돈을 받고 팔아 너무 돈벌이에 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서울모터쇼가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만큼 '아마추어' 같은 모습은 끝내고 성숙한 모습을 갖출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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