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금리 역전현상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08년에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 대출금리를 0.52∼0.64%포인트 웃돌았지만 올해 1월에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5.88%로 대기업 대출금리(6.08%)보다 0.20%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월에도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5.51%로 대기업보다 0.20%포인트 낮았다.
서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당시에도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대기업 대출금리보다 낮은 적이 있었지만 이때는 중소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연체율이 대기업보다 양호했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체율과 회사채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금리역전 현상은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나 자금사정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2.37%와 2.67%인 반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59%와 0.63%였다.
이 같은 금리역전 현상은 중소기업 보증확대, 패스트트랙(중소기업 신속지원 프로그램) 등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려는 정부 정책의 결과다. 은행들은 특히 전액 보증을 받은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부도확률과 무관하게 부도 시 대출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가산금리를 낮게 책정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