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속 600m 국내 최고 속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건물 속에 담겨 있습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5일 경기 이천시 부발읍 현대엘리베이터 본사에서 열린 ‘현대 아산타워’ 준공식에서 감회 어린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 연구동 옆에 세워진 아산타워는 엘리베이터의 시운전과 개발 목적으로 세워진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다. 지상 높이 205.2m의 이 건축물은 엘리베이터 테스트 타워로는 세계 최고(最高)다.
현대그룹은 창업주인 정 명예회장의 아호를 따 이 테스트 타워에 ‘아산(峨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타워 1층에 새로 들어선 기술연구센터는 ‘정몽헌 R&D센터’로 명명했다. 시아버지와 남편의 이름을 딴 건축물 준공식에서 현 회장은 “기술 입국 정신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셨던 두 분 선대 회장의 뜻이 이들 건물을 통해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750억 원이 들어간 테스트 타워에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분속 600m급 초고속 엘리베이터 2대와 전망용으로는 세계 최고 속도인 분속 420m급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9월에는 1분에 1080m를 오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추가되는 등 모두 9대의 엘리베이터를 시험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는 여의도 63빌딩에 설치된 분속 540m의 엘리베이터다. 대만 101타워의 분속 1010m 엘리베이터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세계 최고 속도 수준의 엘리베이터 개발에 성공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늘어나는 세계 초고층 건축물 시장에 도전장을 낼 수 있게 됐다. 송진철 사장은 “현재 20% 수준인 수출 비중을 앞으로 40∼50%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천=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