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규 씨(51)는 다니던 직장을 퇴직한 뒤 2007년 8월 차량구입비를 제외하고 1580만 원을 투자해 친환경 실내관리 사업인 ‘닥스리빙클럽’을 창업했다. 가맹비 500만 원, 교육비 100만 원, 장비 및 물품비 980만 원이 들었다. 그는 “경험도 없는데 큰돈 들여 창업하기가 두려웠지만 1500만 원대의 창업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정과 병원, 숙박시설 등을 돌아다니며 집먼지진드기 등 해충을 제거하거나 공기 개선 서비스를 해주는 일로 박 씨는 매달 평균 45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고정적으로 한 달에 30∼40군데의 거래처를 관리하고 있다.
창업 시장에서 ‘무점포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점포비가 따로 들지 않아 많아야 1000만 원대에서 창업이 가능해 ‘실패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직자나 청년 창업 준비생, 주부 등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다.
고객을 찾아가는 ‘방문형 서비스’가 대표적인 무점포 창업 업종이다. ‘잉크가이’는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은 뒤 휴대용 잉크충전장비 가방을 들고 각 가정이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잉크나 토너를 충전해 주는 사업이다. 가방 무게는 10kg 미만이어서 여성이 들고 걷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 1회당 서비스 시간은 5분 정도, 창업비용은 1500만 원이다. 사무실이나 병원, 유치원 등에 자동향분사기를 설치해 주고 천연향을 리필해 주는 ‘에코미스트’도 방문형 창업이다. 창업비용은 1000만 원.
청소대행업도 유망 무점포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푸르른계단’은 친환경 전문 기기를 사용해 간편하면서도 위생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 대행업이다. ‘크리니트’도 건물 청소관리 대행업체다. 냉장고 전문 위생청소업체 ‘콜드캐어’도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무점포 창업은 적은 돈을 들여 시작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 여력이 넉넉지 않은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창업 아이템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이 적게 드는 만큼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무점포 창업은 투자비가 적은 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고 육체적으로 힘들 수 있다”며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업종인지를 신중히 판단해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